상세정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제3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제3권)

저자
편집부
출판사
해냄출판사
출판일
2006-06-14
등록일
2006-06-1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38 Bytes
공급사
북토피아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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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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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계 최대의 핵 재처리 공장을 짓고 있는 일본이 톤 단위의 플루토늄을 들여오고 있다는 외신은 오늘도 계속된다. 미국이 한반도 땅 어딘가에 핵무기를 배치해 두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도 아는 바 없다는 대통령의 대국민 선언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비핵화 선언'이 강대국의 강권에 의해 발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알몸을 드러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거짓 교태라도 부리고 있는 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외교와 안보를 주체적으로 걱정해야 할 나랏님들의 발상은 펜타곤의 발표를 복사해 읽어주는 듯하다.

절망이었다. 이것이 정말 한보도의 운명이란 말인가.
분노를 넘어 차라리 침묵해야 했다.

그러나 헤어날 수 없는 분노와 절망감에 침묵하고 있던 내게 어느 날 구원과도 같이 희미한 기억 하나가 어깨를 짚어왔다.

이휘소! 바로 그였다.'


[맛보기]



김 박사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고는 의아한 심정이었다.

십여 년 전의 그 어느 날이던가? 이와 몹시도 비슷한 회의가 열렸었다. 그때도 행선지를 불문에 부치고 중간지점까지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나갔었다. 모인 면면들도 그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젊은 사람들 몇몇이 더 긴 것하고, 죽은 사람 몇 명 빼고는 그때 그 얼굴이 고스란히 모여 있었다. 이 사람들이 여기 이렇게 모인 걸 미국이 알면 또 큰일 나겠군.

김 박사는 아무 때나 노크도 없이 불쑥불쑥 들어오고 했던 그란트의 얼굴이 떠오르자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죄수를 감시하는 간수와도 같은 안하무인의 태도로 우리 나라의 원자력 관련 기구라는 기구는 모조리 헤집고 다니던 무례한 미국인. 그의 앞에서는 국가기관이 됐건 민간연구기관이 됐건 모두 쩔쩔맬 따름이었다. 이러고도 우리는 하나의 국가로서 완전한 독립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과 맺고 있는 한미 원자력협정은 지구상에 있는 국가간의 협정 중에 한 나라의 주권이 무시된 가장 불평등한 협정이었다. 도대체 미국의 관리가 아무 때나 어느 곳이나 나타나 한국의 핵관련 시설을 감시하고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 있을수 있는 얘긴가? 미국대사관의 과학관인 그 외에도 주한 CIA 주한미군 정보기관, 미 군축위원회, 에너지성 등의 관리들은 버젓이 성조기를 꽂은 자동차를 타고 와서는 아무 곳이나 열어보게 하고 심지어는 일반사무실의 금고까지도 열어보고는 하였다. 지난 이십여 년간 이들은 마치 식민지를 감독하는 총독부의 직원들같이 군림했었다.

김 박사는 원탁의 자리 한 편에서 자리를 감춘 한 핵물리학자의 모습이 떠오르자 괴로운 듯 지그시 눈을 감았다. 이제 두 사람은 갔다. 이 자리를 이끌던 두 사람은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모두 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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