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모든 얼굴
철학자 이정우의 현대 회화론
<세계의 모든 얼굴>은 존재론과 연결시켜 현대 회화를 사유한 책이다. 평소 학문의 가로지르기를 추구해온 철학자 이정우는 世界와 얼굴이라는 평범한 용어를 통해 현대 회화의 깊이 있는 존재론을 우리 앞에 드러내 보인다. 2004년 3월 22일에서 25일까지 나흘간 철학아카데미에서 실행되었던 저자의 강의를 기반으로 하였다.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유일한 전체, 단 하나의 궁극적인 우주를 世界라고 표기하였다. 이것은 본문 곳곳에서 때때로 본질 참된 진리 등과 같은 층위에 놓인다. 반면에 세계는 여러 부분들로 나누어지는 세계들을 뜻한다. 즉 각각의 담론들, 각각의 존재론은 世界의 한 얼굴을 드러내며, 회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현대 회화는 世界의 진짜 얼굴을 파기하는 대신 그 여러 얼굴들을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니체, 베르그송, 들뢰즈, 라이프니츠, 칸트 등의 철학자에서부터 수학자 유클레이데스, 생물학자 다윈을 넘어 화가 칸딘스키, 세잔, 마티스, 마그리트 등을 넘나들며 현대 회화를 사유하고 있다. 어떤 사물들과 더불어 살기보다는 사물들의 존재 자체에 시선을 맞추고 사유하려 한다는 점에서 회화와 존재론은 친화성을 띠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그 공통점을 추적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