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블럼(problem)
연우는 정윤에게 처음으로 2등이라는 숫자를 맛보게 해 준 동기였다. 묘하게 느끼고 있는 건 라이벌 의식인 걸까? 정윤이 입을 열었다.
“요즘 선 봤어?”
그 말에 연우가 한쪽 입매를 끌어 올리며 웃었다.
“좋아하는 여자는?”
이젠 연우의 얼굴에서 그나마 있던 웃음기도 사라졌다.
“그런 게 없는 거 이미 소문 다 나지 않았나?”
“그럼 우리 결혼할래?”
마치 일상적인 안부를 묻듯 감정이 없는 인사말과 같았다. 그렇게 5년이 흘렀다.
알고 지낸 지 햇수로 14년이다. 20살에 만나 벌써 33살이 되었다. 의사를 지망하는 햇병아리로 만나 지금은 그 과정을 모두 이겨내고 전문의 타이틀까지 따게 된 긴 세월이다.
“오정윤.”
“또 왜?”
“네가 싫지 않다면…….”
아주 잠시 주변이 고요해졌다.
“결혼할까?”
다시 한 번 정윤이 그에게 프러포즈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