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개정판)
“우리에겐 진실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날 밤, 네 쌍의 부부가 없앤 진짜 흔적은 무엇일까?
유명 사립학교 입학을 목표로 합숙 과외를 위해 호숫가 별장에 모인 네 가족과 한 명의 학원 강사. 자식들을 명문대에 꼭 보내겠다는 욕망을 갖고 있는 부부들이 모인 자리가 내키지 않는 나미키. 하지만 아들과 아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호숫가 별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곳에 나미키의 내연녀가 나타나면서 악몽이 시작된다. 발끈한 나미키의 아내가 내연녀를 살해하면서 평범했던 합숙 과외는 살인 현장이 되어버리고 만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미키는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만 오히려 다른 부부들이 의기투합하여 시체를 유기하자고 한다. 가족도, 친구도 아닌 네 쌍의 부부들이 공범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호수 밑바닥에 가라앉아야만 했던 진실, 당신이 이 별장에 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사람들은 정상이 아니에요.”
명문학교 입학을 위해 모인 별장,
그곳에서 모의된 기이한 살인사건!
《호숫가 살인사건》은 자녀를 명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방학 동안 합숙 과외를 시키는 장면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명문대 진학을 위한 욕망을 소재로 하여 비지상파 방송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스카이캐슬]이 떠오르는 소재다. 굳이 가상 속의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입시 경쟁으로 인해 그릇된 판단을 내려 시험지 유출 등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입시를 앞둔 학생이라면 ‘좋은 대학’을 욕망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정상적인 일로 비춰진다. 그렇기에 과도한 입시 경쟁에 대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입시에 대해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이웃한 나라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런 ‘입시’에 대한 그릇된 열망과 그에 얽힌 부모들의 욕망을 소재로 《호숫가 살인사건》을 펴냈다. 2002년에 출간된 소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지금 읽어도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멍든 사회’라는 문제 제기가 어색하지 않다. 작가는 살인이라는 비정상적인 사건을 통해 입시 경쟁과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명문 중학교’ 입학을 위해 범죄까지 서슴지 않고 해치우는 부모들의 모습은 자녀의 성공이라는 가치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성공에 대한 욕망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소재다. 대다수가 욕망하는 ‘명문학교 입학’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가족’ ‘부부’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다룬 《호숫가 살인사건》. 이 장편소설은 일본잡지 [주간현대]에서 평한 ‘입시 경쟁이라고 하는 흔해빠진 소재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손에 걸려들면 달라진다’는 글에서도 알 수 있듯, 히가시노 게이고 엔터테인먼트 문학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수작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전하는 충격적인 결말
2004년 부산국제영화제 특별 초청작 원작소설!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은 소설가로 꼽힌 히가시노 게이고는 독자들을 사로잡는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작품의 대다수는 영상화가 되었다. 《호숫가 살인사건》 역시 사회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소재에 매력을 느낀 영화인들로부터 많은 영화화 제의를 받았고, 결국 2000년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한 일본의 젊은 거장 아오야마 신지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다. 영화는 2004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우리 관객들에게도 대호평을 받은 바 있다.
원작소설인《호숫가 살인사건》은 엔터테인먼트 문학으로도 밀도 있게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