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선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 선집

저자
나쓰메 소세키
출판사
문예출판사
출판일
2019-07-01
등록일
2020-02-19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4KB
공급사
우리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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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유유자적한 봄날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고양이’가 그리는,
난처한 세상 속 무사태평한 인간들의 하루하루

“태연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첫 장편소설이자, 작가로서 명성을 떨치게 한 작품이다. 영문학과 교수로 근무하던 나쓰메 소세키는 1905년, 《호토토기스》라는 잡지에 이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고, 이는 그가 전업 작가로 활동하는 계기가 된다.

이야기는 주인공 고양이가 주인아저씨인 구샤미와 그 주변의 여러 지식인들이 나누는 대화를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소세키는 이들의 대화에 동서양을 아우르는 유머와 풍자를 가미하여 독자들은 유쾌하고 풍부한 지적 유희를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허위의식 및 이중성을 날카롭게 포착한 소세키의 시각은 ‘인간’에 대해, 또 ‘근대 국가의 방향’과 ‘개인’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다.

고양이가 보여주는 인간들의 군상
웃음 뒤에 가려진 인간들의 이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고양이의 주인아저씨 구샤미를 중심으로 하여, 각각 다른 총 열한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구샤미와 미학자 메이테이, 이학사 간게쓰, 그 외에 도후, 도쿠센 등의 지식인 계층들이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들의 대화는 어렵지 않고, 유쾌하며 심지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교사인 구샤미는 자신이 담당하는 학생의 이름도 모를 만큼 학생들에게 관심이 없으며, 그럴듯해 보이는 신체시 쓰기, 그림 그리기, 외서 읽는 척에만 집중한다. 미학자 메이테이는 자신이 가진 모든 지식을 활용하여 말장난을 치는데, 그의 장난은 젠체하던 인간들의 얕은 지식수준을 폭로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학사 간게쓰는 박사 과정생이지만 그의 학위는 오직 결혼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그의 명망과 달리 실제로 그는 스승의 물건을 훔치고 다니는 도둑인 듯하다. 이들과 대척점에 있는 집단은 가네다를 중심으로 한 실업가들이다. 가네다와 가네다의 아내 하나코,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무리들은 돈과 물질을 내세워 구샤미를 조직적으로 골탕 먹이고, 세상물정에 어두운 구샤미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어제와 다르지 않은 시시한 하루를 살아가고, 이들을 지켜보는 고양이는 가감 없이 인간들의 허상을 그려낸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지켜보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태연하고 우스꽝스럽지만, 그들을 가만히 들여다볼 때 왠지 슬퍼지는 건 우리와 그들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가 아닐까.

가난할 때는 가난에 묶이고, 부유할 때는 부유에 묶이는
백여 년 전 소설 속 인물과 지금의 우리들

이 작품은 또한 소세키 문학의 축소판이라고도 불린다. 유머러스한 대화의 전개 이면에, 소세키 문학의 주요 특징인 문명 비판, 근대 일본 지식인의 자아 문제, 인간관, 풍자적 요소, 작가의 세계관 등이 총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이지 시대의 자본주의에 관한 소세키의 관점이 잘 드러나 있기도 하다. 가령 가네다의 아내 하나코는 돈과 선물로 사람을 매수하고, 탐정을 고용해 못된 짓을 일삼는다. 자신보다 잘 살지 못하는 구샤미의 집에서는 거만하고 당당한 태도를 취하지만, 메이테이의 숙부가 ‘남작’이라는 걸 알게 되자 그 순간 즉시 저자세를 취한다. 가네다를 따르는 자들은 구샤미와 같은 지식인들을 “돈의 위력”과 “위광”을 모르는 자들이라고 무시하고, 구샤미의 아내와 동료 산페이도 구샤미에게 실업가가 되라고 설득하며 재산 증식을 위한 주식 투자를 권유한다. 이처럼 이 작품에는 근대 자본주의로 야기된 여러 금전 및 투기 문제가 담겨 있고, 이에 대해 소세키는 냉소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소세키는 근대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그는 당시 구호처럼 외쳤던 일본 민족 고유의 용맹스러운 정신을 일컫는 ‘대화혼(大和魂, 야마토다마시)’라는 말에 대해, 이것이 “누구도 본 것”이 아니고 “아무도 만난 자”가 없는 “도깨비 같은 것”이라고 비꼰다. 또한 러일전쟁 승리 기념 의연금(義捐金) 요청 엽서를 간단히 무시하고 “경찰은 국민이 세금을 내어 당번을 고용한 것”이라며 으스대던 구샤미가 막상 순사 앞에서 굽실거리는 대조적 모습을 배치하며 당시의 상황과 지식인의 모습을 비판하기도 한다.

여전히 현대인들은 이들처럼 “가난할 때는 가난에 묶이고, 부유할 때는 부유에 묶이고, 근심스러울 때는 근심에 묶이고, 기쁠 때는 기쁨에 묶인”다. 국가 및 사회의 방향과 삶에 대한 개인의 태도에 관해 소세키가 던진 질문과 시사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는 곧 우리가 백여 년이 지난 지금도 소세키의 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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