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를 뒤흔든 월스트리트 사람들
■ 월스트리트를 거닐면 세계경제가 보인다
자본주의의 심장, 세계경제의 중심지, 월스트리트의 겉모습은 생각만큼 거대하고 화려하지 않다. 비좁은 골목에 빽빽이 들어선 낡은 건물, 지저분한 거리, 색이 바랜 보도블록…. 그러나 200년 역사를 거슬러 뉴욕증권거래소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하여 전세계 자본이 모이는 과정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았던 투자은행 및 보험회사 CEO와 펀드매니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월스트리트는 매우 생동감 넘치고 감동적인 역사와 교육의 현장으로 다가온다.
1999년 골드만삭스는 국민은행에 5억 달러를 투자했고, 2년 뒤 주가가 올라 15억 달러를 회수해 갔다. 최근에는 뉴브리지 캐피탈과 칼라일그룹이 제일은행과 한미은행을 매각하면서 10억 달러를 챙겼다고 비난의 표적이 되었다. 외국 대형은행들은 끊임없이 한국금융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이는 과거 대형펀드나 국제핫머니가 시세차익을 얻으려고 우리 금융기관을 사들였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에게는 억울한 일이지만 그들은 글로벌경제시대에 남들보다 앞선 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제 우리도 외국금융기관의 폭리를 비난하기 앞서 많은 금융전문가를 육성하고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때이다. 그동안 금융시장의 문호가 대폭 개방되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왔지만 우리 은행들이 외국은행과 맨투맨으로 겨루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선진국의 금융기법, 고객관리, 리스크 측정, 네트워킹 방법 등을 배우고, 세계금융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한 때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세계경제를 뒤흔든 월스트리트 사람들≫의 출간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책의 저자 우태희 상무관은 2002년 7월 뉴욕총영사관에 부임한 이래 월스트리트를 누비면서 투자가들을 면담하고 한국경제와 기업을 홍보하는데 불철주야 노력했으며, 올해 초 6억 4천만 달러 상당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는 등 경제외교에서 실력을 발휘한 공로로 외교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이 책은 저자가 뉴욕에서의 경험, 그동안 만났던 투자가들과 월스트리트의 전설에 관해 흥미진진하게 엮은 것으로, 월스트리트와 관련된 각종 통계, 비교 자료, 인맥, 문화, 재미있는 일화 등을 정리하고 있다. CEO별 리더십의 특징 및 투자원칙상의 차이점 등을 간단명료하게 표로 요약하여 보는 즐거움도 더해준다. 이 책은 투자기법 및 금융재테크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월스트리트를 정복한 투자은행의 최고경영자 CEO 와 펀드매니저 등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산업은 창조적인 상품개발, 아이디어와 네트워킹, 인간관계를 통해 발전한다. 미국 금융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지도자들을 만나고 이들과 인맥을 넓혀나가는 것이 가장 쉽게 월스트리트에 접근하는 방법이다.
≪세계경제를 뒤흔든 월스트리트 사람들≫에는 스승과 제자, 아버지와 아들, 상사와 부하, 천재들의 실패, 세계 10대 투자은행 등 월스트리트의 계보가 모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