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언 플레밍의 단편 「퀀텀 오브 솔러스」는 이언 플레밍이 처음으로, 그리고 유일하게 무언가 완전히 다른 것을 시도한 것으로, 국제적 범죄 조직과 싸우는 제임스 본드, 금발의 멋진 아가씨, 위험천만한 모험 대신, 카리브 해 지역 외국인 사회라는 폐쇄적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 감정의 잔인함을 매우 섬세하게 관찰한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제임스 본드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아닌 청자의 입장에 있다.
『퀀텀 오브 솔러스』는 『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1960)에 수록된 다섯 편의 단편 「뷰 투 어 킬」, 「유어 아이스 온리」, 「퀀텀 오브 솔러스」, 「위험한 거래」, 「힐데브란트 희귀어」와 이언 플레밍 사후에 출간된 『옥토퍼시 그리고 리빙 데이라이트(Octopussy & The Living Daylights)』(1966)에 수록된 네 편의 단편 「옥토퍼시」, 「한 여인의 자산」, 「리빙 데이라이트」, 「뉴욕의 007」을 모아 총 아홉 편의 단편으로 구성한 제임스 본드 단편 전집이다.
두 권의 제임스 본드 단편집을 한 권에 담은 이 책에는, 가장 유쾌한 축제의 현장에 치명적인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007 제임스 본드가 등장한다. 프랑스에서는 유럽의 비밀을 캐내는 소련의 지하 은신처를 발견하고(「뷰 투 어 킬」), 평화로운 자메이카에서는 살인을 일삼는 갱단의 소굴에 잠입하며(「유어 아이스 온리」), 로마에서는 국제 마약 조직을 소탕하고(「위험한 거래」), 베를린에서는 살인 청부업자의 단서를 파악한다(「리빙 데이라이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살얼음판 같은 상황 속에서 매 임무를 프로답게 완수하는 제임스 본드의 지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이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저자소개
저 : 이언 플레밍
Ian Fleming
이언 랭커스터 플레밍은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이튼 칼리지에서 교육받았고, 독일 뮌헨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로이터 통신사에서 신문기자로서 경력을 쌓은 후, 은행에서 증권 중개인으로 일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영국 해군 정보국 국장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스파이 작전 회의에 참여했다. 전후 이언 플레밍은 《선데이 타임스》를 발행하는 켐슬리 신문사 외신 부장으로 근무하다 그만두고, 자메이카의 별장 ‘골든아이(Goldeneye)’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 정보국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스파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영국 정보국 MI6의 매력적인 비밀 요원 007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는 첫 번째 소설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은 1953년 출간됐다. 이후 『죽느냐 사느냐』(1954),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56), 『닥터 노』(1958), 『나를 사랑한 스파이』(1962) 등 11권의 제임스 본드 소설이 매년 출간됐고,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1965)와 『옥토퍼시 & 리빙 데이라이트』(1966)가 1964년 이언 플레밍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후 출간됐다.
전 세계적으로 1억 권 이상 팔린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TV 시리즈로도 제작되었고, 대부분 영화화되었는데, 숀 코네리 주연의「닥터 노(Doctor No)」(1962)가 첫 상영된 이래, 2008년 「퀀텀 오브 솔러스(Quantum of Solace)」까지 총 22편이 제작되는 등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가 되었다. 이 외에도 이언 플레밍은 아들을 위한 어린이책 『치티 치티 뱅 뱅(Chitty Chitty Bang Bang)』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언 플레밍은 007 제임스 본드란 인물을 창조함으로써 20세기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허구의 영웅을 탄생시켰고, 007 시리즈는 스파이 스릴러 문학의 원형이 되었다. 제임스 본드 탄생 50주년인 2002년부터 영국 추리소설작가협회와 이언 플레밍 재단은 「이언 플레밍 스틸 대거 상」을 제정하여 매년 시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