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모더니즘 대표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가 병마와 싸우며 쓴 생애 마지막 소설
서른넷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삶과 창작 활동 모두에서 실험적인 면모를 보이며 예술의 변방인으로 살았던 모더니즘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의 마지막 소설집이다. 밝은 양지에서 자란 소녀가 음지 속 죽음에 맞닥뜨려 겪게 되는 난처함을 조롱 섞인 애매함으로 그려낸 대표작 [가든파티]에서부터, 나락에서 최고봉까지 순식간에 변하는 감정의 기복을 한 편의 노래처럼 현란하게 작곡한 유쾌한 단편 [노래 수업], 너무도 고된 삶을 살아왔으나 한탄의 눈물 한 방울 흘릴 자기만의 공간이 없는 비운의 노파 이야기 [마 파커의 일생]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실려있다. 이 책에 실린 열다섯 편의 작품들은 일상의 경험을 구성하는 불투명한 감정의 유리를 괴팍하게 깨뜨리는 저자 특유의 작품세계를 깊이 맛볼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저자소개
1888년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출생하여 1923년 프랑스 퐁텐블로에서 사망했다. 1903년 처음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당대 최고의 여학교 퀸스칼리지에 등록해 그곳에서 음악과 문학, 데카당파, 열정적인 우정에 심취하였다. 런던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여기기 시작한 시기였다. 맨스필드는 유학차 런던에 온 이후 결국 고국의 웰링턴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1908년 이후로는 유럽에서만 거주했다. 전기학자 클레오 토말린은 유럽은 그녀에게 일시성의 습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았는데, 이방인의 시각으로 관찰하고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느낌이 그녀의 제2의 본성이 되었다고 해석했다.
어린 시절의 원고를 제외하고 《뉴에이지》에 처음으로 글을 발표한 이래로 정기적으로 이 잡지에 기고했으며, 1911년에는 처녀작 『독일 하숙에서』를 출간했다. 1912년부터는 후에 자신의 남편이 된 존 미들턴 머리가 편집자로 있던 《리듬》지에 글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1916년 「전주곡」에서는 단편소설 작가로서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나 1917년 결핵에 걸린 이후 여러 휴양지를 전전하며 치료에 몰두했다. 1921년 두 번째 소설집 『행복』을 발표하고 그로부터 1년 후에는 세 번째 소설집이자 생애 마지막 책인 『가든파티』를 발간했다. 이 책은 맨스필드가 연상과 상호 언급이라는 방식을 빌려 책 안의 여러 이야기들을 공조하여 새로운 연관성을 만들어내 완성한 소설집으로, 에피소드적이고 모더니즘적이며 개방적이다. 사후에 소설집 두 권과 『서간집』, 『일기』가 발간되었다.
맨스필드는 자의식이 강한 모더니즘 작가로서 창작 활동과 인생 모두에서 실험적인 면모를 드러냈으며, D. H. 로렌스와 버지니아 울프 등 당대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전 생애를 글쓰기에 투자한 작가로서 “내가 쓰는 모든 것은 나의 존재”라고 피력하였다. 버지니아 울프는 캐서린 맨스필드에 대해 “그녀는 내가 찬미하고 필요로 하는 특성을 갖추었다. 내가 추구하던 예리함과 현실성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