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정원
21세기 한국 추리문학의 부활을 알린다!
“살인은 첫사랑 같아. 결코 잊을 수 없거든.”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유영철, 강호순 사건 등을 소재로 쓴 작품으로 실제 취재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사건 묘사와 생생한 캐릭터, 치밀한 전개 등이 조화를 이룬 수준 높은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실제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과학수사팀과 희생자의 부검을 담당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취재하여 현실감을 더했다.
인기 뉴스 앵커우먼이 살해된 며칠 후 서울시경 강력반에 여자의 잘린 머리가 배달된다. 곧이어 서울 서부지역에서 부녀자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형사들은 잔인한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대책반을 구성한다. 8년 전 사건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강 형사는 이 사건이 자신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독자적인 수사에 나서는데...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매일 우리에게 뉴스를 전해주던 앵커우먼이 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되고, 지하철 옆자리 남자가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며, 친절한 미소를 짓던 찻집 종업원이 우리의 사생활을 엿듣는 무시무시한 현실이 낱낱이 묘사된다. 뿐만 아니라 범죄자를 잡아야 할 형사들은 지능적인 범인의 함정에 빠져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드는 처지로 등장한다. 작가는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나와 관련된 사건이 아니면 그저 불행한 남의 일이나 자극적인 이슈로만 여기는 우리의 모습에 일침을 가한다. 그리고 범죄가 일상화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서, 잔혹한 범죄가 저질러지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는 시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