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법의학자 문국진. 그는 척박한 불모의 땅을 헤치고 나아갔다. 두벌죽음을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법의학에 대한 인식과 배려는 거의 전무했다. 스승 장기려 박사도 법의학을 하겠다는 그의 말에 화를 냈다고 한다. 대학과 직장에서도 법의학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는 ‘최초’가 될 수 있었고, 그가 지나간 자리가 곧 길이 되었다. 『최신법의학』이라는 법의학의 필수 교과서도, 대학원의 법의학교실 과도, 그리고 법의학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재고한 베스트셀러 『새튼이』와 『지상아』도 모두 그런 상황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그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문국진은 법의학자로서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가 현역 시절 겪은 인상 깊은 사건 이야기들만으로도 책이 빛나기에 충분하다.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대가의 시선 아래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다방 마담 살해범을 밝혀준 손톱 때, 무당의 강림술 뒤에 숨겨진 치아 구조의 비밀, 히스타민양 물질 쇼크를 유도해 애인을 죽인 의대 중퇴생의 지능적인 범죄 등 과학수사의 진면목이 구술된다. 또한 그가 정년 이후 몰두하고 있는 예술과 법의학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신선한 재미를 준다. 정년 이후라지만 21년 동안 쌓인 만만치 않은 내공이다. 문국진은 이른바 ‘북 오톱시’(책 부검)를 통해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사인을 재구성하는가 하면, 서양 화가들의 그림에서 해부학적으로 흥미로운 점을 톱아보는 ‘법의학적 감상법’의 진수를 보여준다.
저자소개
우리나라 최초의 법의학자이다. 법의학자, 의사평론가(醫事評論家)이다. 1925년생으로 호는 도상(度想), 필명은 유포(柳浦).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 과장 및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교수,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법의학회 명예회장, 일본 배상과학회 및 한국 배상의학회 고문, 한국의료법학회 고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자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평화교수아카데미상, 동아의료문화상, 고려대학교교수 학술상, 대한민국학술원상, 함춘대상, 대한민국과학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법의학 전문서적으로 『최신 법의학』, 『고금무원록』을 비롯하여 23권, 법의학 교양서적으로 『새튼이』, 『지상아』 등 7권, 예술과 의학의 만남을 다룬 서적으로 『명화와 의학의 만남』, 『미술과 범죄』 등 12권, 일본 저서로 『美しき死體のサラン』, 『日本の死體, 韓國の屍體』(공저), 『賠償科學槪說』(공저) 등이 있다.
목차
인터뷰이 문국진이 들어가는 말|프롤로그 법의학에 비친 음란성과 선정성|1장 1981년, 첫 만남|달이 밝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윤 노파 사건에서 문국진을 처음 만나다|얼룩이 진다, 1982년 2월|2장 법의학과 기묘한 사건들|구스타프 클림트를 거쳐 ‘알마’를 만나다|법의학, 그건 학문도 아니야|법의학은 인권을 위한 학문이다|‘새튼이’와 ‘지상아’|“하마터면 도끼에 찍혀 죽을 뻔했디!”|사람은 꽃이다, 부드럽게 대하라!|설경구와 페니실린|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다|완전범죄와 우연한 방패|지능적인 범죄|캐스퍼의 부패법칙|3장 책을 부검하다|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죽음|왜 로마군은 예수의 오른쪽 가슴을 찔렀을까?|빈센트 반 고흐, 자살인가 타살인가|엉덩이와 발은 억울하다|에필로그 ‘미수’를 전부 다룰 수는 없었다|참고자료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