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게 공선의 가혹한 노동조건과 착취를 고발한 작품!
일본 계급주의 소설의 대표작『게 공선』. 캄차카 바다로 나가서 게를 잡아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배 안에서 혹사당하는 어업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게 공선은 선박이 아닌 공장선이기 때문에 항해법이 적용되지 않고, 또한 공장법도 적용되지도 않는다.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에서 노동자들이 가혹한 노동조건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게 공선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자본권력에 충실한 감독과 일본 해군을 대립시키고 있다. 이러한 대립 구조를 통해 지배 권력들이 어떻게 서로 결탁하여 자본주의적 착취를 행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개인의 성격이나 심리 대신 노동의 집단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비인간적인 노동조건에 대항하는 집단 연대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
1929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최근 일본에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최소한의 생활조차 꾸려나가지 못하는 빈곤층인 워킹 푸어가 존재하는 현재 일본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과 똑같은 노동에 시달리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워킹 푸어는 어쩔 수 없이 값싼 노동력을 팔아야 했던 게 공선의 어업노동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소개
저자 고바야시 다키지(小林多喜二, 1903~1933)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전쟁 후에 걸쳐 형성된 하나의 조류인 프롤레타리아문학에서, 고바야시 다키지는 일본의 대표적인 계급주의 작가이면서 그 이름을 세계에 떨쳤다. 그는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에 반대했으며, 노동계급의 고통과 그 고통의 사회적 원인을 파헤치는 작품을 주로 썼다. 그는 계급투쟁과 인간해방을 위해 지하운동을 전개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어, 모진 고문에 의해 29살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대표작으로는, 반동계급의 야만적인 백색테러를 폭로하면서, 혁명적인 노동자가 지닌 불굴의 정신과 그 가족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작품인 <1928년 3월 15일>(1928), 캄차카 바다로 나가서 게를 잡아 통조림으로 가공하는 배 안의 가혹한 노동조건과 폭력, 노동자 착취를 고발한 작품인 <게 공선>(1929), 농민의 해방은 프롤레타리아투쟁과 결합하지 않고는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다룬 ‘부재지주(不在地主)’(1929)와 ‘누마지리 마을(沼尻村)’(1932) 등이 있다.
역자 양희진
가난한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문학을 꿈꾸는 문학도로서, 현재 일본에서 고학의 자취생활이 만 9년차에 접어든 늦깎이 대학원생이다. 주오대학교(中央大學校) 문학연구과에서 일본근대문학을 전공하고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지금은 동교 근대문학 박사 2년차를 밟고 있다. 번역서로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세 작품 ‘난쟁이 어릿광대의 말’, ‘서방인’, ‘어느 바보의 인생’을 한 권으로 엮은 작품집인 <쓸쓸함보다 더 큰 힘이 어디 있으랴>가 있다. 또 틈틈이 한겨레 블로그에다 일본 소식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올린다. http://blog.hani.co.kr/sake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