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돼지감자들 - 신장현 장편소설

돼지감자들 - 신장현 장편소설

저자
신장현
출판사
삶이보이는창
출판일
2012-06-25
등록일
2012-11-1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479 Bytes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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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전작『강남 개그』에서 강남을 부글부글 끓고 있는 용광로처럼 묘사했던 신장현 작가. 창자가 부풀어 올라 곧 터질 것 같은 ‘강남’을 소재로 개그를 하려 했던 그가 이제는 울퉁불퉁 못생긴 ‘돼지감자들’을 통해 도시의 격렬하면서도 비극적인 세밀화를 그려내고 있다.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안으로는 상처와 이룰 수 없는 욕망, 더러운 쓰레기들로 가득한 곳. 그 안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인연 속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낼까.
『돼지감자들』에는 네 명의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장기 밀거래자인 잉걸과 채무 추심업자인 두섭, 다단계 사업자인 영아와 퇴폐 안마사인 울프. 21세기 한국 자본주의의 밑바닥을 장식하고 있는 가련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얽히고설킨 인연 속에서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의 승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작가는 이 인물들을 통해 돈에 대한 욕망과 메트로폴리스의 맨 꼭대기에 서기 위한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을 실감나게 그린다.
잉걸과 두섭은 악어와 악어새 같은 공생 관계에 있다. 누군가는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또 누군가는 장기를 팔기 위해. 두 인물을 통해 소설은 서로의 이해관계 속에서 진행되는 치열한 눈치 게임을 펼쳐낸다. 뒷골목 폭력배 출신으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울프는 순진하게 보이는 여성 ‘영아’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려고 한다. 『돼지감자들』에서 남자들은 대개 이 서바이벌 게임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다이너마이트 같은 존재들이다. 반면 영아와 해란 같은 여성들은 아직 꺾이지 않은 순수와 믿음의 상징적인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왜일까? 『돼지감자들』이 그려내는 세상은 곧 동물들의 약육강식 살육장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두섭과 같은 인물이 돈을 받아내기 위해 사람들을 괴롭히는 장면, 장기를 사고팔기 위해 어떤 갖은 수도 아끼지 않는 잉걸과 같은 인물들을 생각해본다면 이는 더 분명해진다.

이 집이 특히 유명한 이유는 믿거나 말거나 ‘자살치’육이 도살장에서 곧장 공급된다는 점에서였다. 요즘 동물들은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살을 하는데 그런 고기가 바로 ‘자살치’라는 것이다. 자살 원인으로 사료에 섞인 약물의 과다 복용이라는 설도 유력하다. 이 동물들에 대한 동물검역당국의 역학 조사와 신속한 도살, 그리고 유통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데는 관계 당국의 특별한 비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려나 소비자 입장에서야 싱싱하고 값싸면 그만 아닌가.
―「2장 사다리 타기」(『돼지감자들』, 98쪽) 중에서

『돼지감자들』에는 자살치를 먹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스트레스로 자살한 동물들의 고기를 탐욕스럽게, 그것도 강남의 비밀스러운 장소에 모여 해치우는 그들의 모습은 과연 정글의 육식동물과 얼마나 다른가. 그러니 이 장편소설은 돈과 탐욕이 해치워버린 세상의 지옥도를 그려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돼지감자들』이 비극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극중의 해란이란 인물을 통해 작가는 불행한 공멸로 갈 법한 이야기를 선의의 회복으로 끌어내며 희망의 끈을 끝내 놓지 않는다.
『돼지감자들』은 정교한 구성을 바탕으로 한국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강남에서 서로 부비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조감한다. 그 이야기엔 우리가 있고, 그와 그녀가 있으며, 네가 있다. 그리고 내가 있다. 『돼지감자들』이 강남 해부도인 동시에 인간들의 해부도인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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