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 BESTSELLER WORLDBOOK 48
어떤 한 도시를 아는 가장 편리한 방법은 거기서 사라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바다를 향해 활짝 열려 있으면서도 바다 쪽으로 등을 돌리고 있는 알제리의 작은 도시 오랑, 페스트라는 재앙에 의해 폐쇄되었다가 끊임없는 인간들의 도전과 투쟁으로 마침내 다시 개방되는 감금과 격리의 드라마!
「페스트」는 「이방인」의 주인공인 뫼르소적 인간상의 연장과 성장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죄를 범했건 말건 모든 사람이 사형 선고를 받고 그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세계, 그것은 더 넓게 생각하면 우주의 적의를 온몸에 받고 있는 인류와도 비교된다. 그러한 세계, 즉 인간 조건에 얽매인 세계에서 사람은 결코 남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고, 자기라는 내적인 고독 속에 추방되고 만다. 이것이 이 작품의 세계다.
다시 말하면 페스트는 인간 존재의 허망이며, 이 작품의 세계가, 곧 인간 의 세계인 것이다. 이 모순, 즉 허망에 대해 타협을 마다하고 맞서는 사람들, 체념하지 않고 영원히 패배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인간 조건에 도전하는 모습, 이것이야말로 허망 속의 영웅의 모습이며, 까뮈는 신이 없는 세계의 성자다운 모습을 그리려고 했던 것이다.
<부조리의 철학>으로 현대 실존주의의 대표 작가가 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고학으로 대학원까지 마쳤으며 졸업 후 신문기자가 되었다. 1942년 문제작 『이방인』을 발표, 일약 문단의 총아가 되었는데, 이 작품이 부조리의 사상을 이미지 로써 펼쳐 보인 것이라면 같은 해에 발표된 『시지프의 신화』는 그것을 이론적으로 전개한 작품이다.
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저항운동에 참가, <콩바>지의 주필로서 레지스탕스의 필봉을 들기도 한 그는, 1947년에 『페스트』를 발표하여 문명을 더욱 빛내는 한편 깊은 내성에서 우러나온 걸작 『전락』을 발표, 대단한 칭송을 받았다. 자신을 실존주의자로 보는 세상 사람들과 매스컴에 대해 항상 그것을 부정했으며, 실존주의가 끝난데서부터 나는 출발하고 있다 고 언명했던 그는,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최초의 본격 장편 소설『최초의 인간』집필 작업에 들어갔으나 1960년 자동차 사고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