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 부인 정탐기
2022년 ACFM 부산스토리마켓 공식 선정작!
“여성판 <별순검>을 보는 듯한 작품이다”
세상은 고요한데 죽음은 끊이지 않는다
장르 소설의 대가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정명섭 작가의 신간 《규방 부인 정탐기》가 출간되었다. 조선시대 두 여인, 규방 부인 김금원과 다모 박순애는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어 사회 최약층인 여성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로, 실제 역사 사건을 바탕으로 하였다. 이 책은 출간되기 전, <2022 ACFM 부산스토리마켓>에 공식 선정작으로 뽑혔다.
대부분 양반의 서녀로 태어나 기생이나 양반의 첩으로 살아가는 ‘삼호정 시사’ 구성원들은 동시대의 여인들과는 사뭇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작가는 이런 삶을 살았던 인물이라면, 사람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관찰력이 남달랐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규방은 한양의 사대부들 사이에서 떠도는 온갖 소문들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 장소 안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가벼운 이야깃거리부터 세상이 감추려 드는 이야기까지 다양했을 것이다. 이곳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를 토대로 세간의 미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고 사건을 해결한다.
사건을 해결하는 중심에는 규방 부인 김금원과 다모 박순애가 있다. 당시 관아에서 차를 끓이고 대접하는 일을 하던 여자 관비이자 포도청에 소속되어 여성 범죄를 담당한 다모 박순애가 규방 부인 김금원을 만나, 가진 것 없는 이들의 원한과 죽음을 밝혀낸다. <2022 ACFM 부산스토리마켓> 심사위원은 여성판 <별순검>을 보는 듯하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시대의 규방을 조명함과 동시에 색다른 사극 미스터리를 선보인다.
남장을 하고 전국일주를 한 김금원과 다모 박순애가 한 팀이 되어
아무도 풀지 못한 미제 사건을 해결하다!
팩션의 대가 작가 정명섭은 열네 살의 남장을 하고 전국일주를 한 김금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여성의 삶이 매우 척박했던 시대에 김금원의 행보는 가히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전국 일주를 다녀온 뒤, 양반의 첩이 되었지만, 그녀의 영혼은 여전히 자유로웠다. 같은 처지의 여인들을 모아 용산 삼호정에 ‘삼호정 시사’라는 조선 최초의 여류문단을 만들어 시와 그림으로 자신의 자유로움을 표출했다. 작가는 이 역사적 인물에 미스터리 컨셉을 첨가했다. 낮에는 시를 읊고 보름달이 뜨는 밤에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클럽’으로 말이다. 이 탐정 클럽은 삼호정 시사의 리더이자 브레인을 맡고 있는 김금원과 다모 박순애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다모는 공식적인 수사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기에 현장을 수사하는 역할을 했고, 김금원을 비롯한 ‘삼호정 시사’ 구성원들은 다모에게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한다. 작가는 오랫동안 김금원이 등장하는 작품을 쓰고 싶어 수많은 자료를 모으고 읽어왔다고 한다. 실제 그녀가 안락의자형 명탐정이었는지, 핍박받는 여성들에게 관심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호동서락기》를 쓰고 ‘삼호정 시사’를 만든 김금원이라면 분명, 주변의 억울한 일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한 권의 품을 완성했다.
<사라진 신부> ? <며느리의 죽음>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누명과 죽음, 우리는 반드시 밝힌다!”
이 책은 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사라진 신부>는 남편의 임지로 따라가던 부인이 갑자기 종적을 감춘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이 사건은 실제 세종대왕 때 박아생이라는 관리의 아내 복비가 남편과 함께 임지로 가다가 중간에 종적을 감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다. 김금원과 박순애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부가 갑자기 왜 남편의 눈을 피해 사라진 것인지 이유를 밝혀낸다.
두 번째 이야기인 <며느리의 죽음> 역시 웃대에서 벌어진 실제 살인 사건을 각색한 것이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두 여인의 우연한 만남이 한 여인을 죽음으로 이끈다. 죽임을 당한 여인과 죽음을 방조한 여인의 삶을 조명하면서, 조선시대 여인의 기구한 삶과 그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시대적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두 사람은 그 한계를 뛰어넘어 여인들의 억울한 죽음과 사연을 조사하고 그들의 한을 풀어주고 한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그 시대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사실성과 반전을 거듭하는 짜릿함, 그리고 조선시대 여인들의 고된 삶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