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향기
21세기 지식인들의 씁쓸하고 고독한 팬터마임!
김영현 소설집『라일락 향기』. 1990년대 문단을 뒤흔들었던 중견작가 김영현이 10여 년 만에 펴낸 소설집으로, 일곱 편의 단편들이 담겨 있다. 1999년에 발표한 <개구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 5년 동안 쓴 작품들이다. 리얼리즘 형식과 실험적인 형식이 뒤섞인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며, 김영현 후반기 문학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이번 작품집에서는 한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숨겨놓은 이야기를 털어놓거나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방식의 이야기 들어주기가 돋보인다. 일인칭 화자의 장황한 독백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삼인칭의 주인공과 그 주인공의 분신 역할을 별도로 설정하여 서술의 단조로움을 피했다. 작가는 시간, 즉 망각과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21세기 지식인들의 고독한 내면을 보여준다.
<개구리>는 주인공에게 보내온 이공의 편지와 일기, 그리고 그가 주인공에게 남겼던 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낯선 사내와 술 한잔>과 <나는 몽유하리라>에서는 망각의 이야기를, <라일락 향기>와 <점골에서 생긴 일>에서는 추억의 이야기를, <여름에서 겨울 사이>와 <일영에서 보낸 나날들>에서는 글 쓰는 작업에 중심을 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저자 김영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창작과비평사 14인 신작소설집에 단편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 『해남 가는 길』,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마음의 망명정부』, 장편소설 『풋사랑』, 『날아라, 이 풍진 세상』, 『폭설』, 『낯선 사람들』, 시집 『겨울바다』, 『남해엽서』, 『그후, 일테면 후일담』, 시소설집 『짜라투스트라의 사랑』, 산문집 『나쓰메 소세키를 읽는 밤』 등이 있다. 1990년 제23회 ‘한국창작문학상’과 2007년 제8회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나는 몽유하리라
라일락 향기
여름에서 겨울 사이
일영에서 보낸 나날들
낯선 사내와 술 한잔
점골에서 생긴 일
개구리
- 해설
-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