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모든 순간 - 처음 은하를 관측한 우리 천문학자의 코스모스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빛
은하로 밝혀내는 138억 년 우주의 진화
우리나라 최초의 은하천문학자가 우주의 역사에 삶으로 남긴 흔적을 읽다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닐 디그래스 타이슨의 《오리진》을 잇는
세계적인 우리 천문학자의 아름다운 우주론 이야기 ★
이 책은 20세기에서 21세기에 이르는, 전 세계 표준우주론이 성립되던 역동적인 시대의 한가운데서 우리 은하천문학자가 이루어낸 치열한 연구 이야기다. 그리고 100여 년에 걸쳐 우주를 탐구한 인류의 여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난제에 거침없이 도전한 저자의 탐구 과정, 우주의 이해에 전환점을 만든 세계적인 천문학자들과의 학문적 교류 경험이 한데 얽혀 더없이 아름다운 우주론이 그려진다.
현존 최고 성능을 가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주요 임무는 바로 ‘최초의 은하’가 탄생하는 순간을 목격해 빅뱅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이처럼 은하 탐구는 천문학자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우주적 규모에서 태양 같은 하나의 별은 보이지 않고 항성, 성간물질, 블랙홀, 암흑물질 등이 중력으로 묶인 거대한 천체인 은하가 우주를 설명하는 가장 기본 단위가 된다. 즉, 은하의 다양한 특성과 공간 분포는 결국 우주의 형태를 파악하는 기초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은하는 모든 천문학자가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인 동시에 우리 우주의 지도를 그리는 가장 중요한 단서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은하를 연구해온 안홍배 교수가 있다. 그가 《은하의 모든 순간》에 담은 끈질긴 탐구는 일반 독자들에게 밤하늘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힘을 심어줄 것이고, 학생들에게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은하천문학자가 포착한 우주의 주요 장면들
“은하를 관측하는 것은 우주의 화석을 캐는 것이다”
‘즐거운 현장 천문학자’라 불리는 안홍배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은하’를 관측하며 대한민국 천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뿐 아니라 새로운 초신성 1993J를 동정해 국내외에서 주목받았고,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주로 참고하는 ‘은하 분류 목록’을 만들어 많은 과학자의 존경과 관심을 받는다. 모든 천문학자, 천체물리학자가 우리 우주의 모습을 밝혀내고자 다채로운 이론을 펼치고 관측으로 증명하던 우주론 변혁기에, 우리나라는 망원경조차 없었던 천문학의 불모지였다. 이 시점에 본격적으로 한국 관측천문학의 기반을 다지며 발전을 주도한 1세대 은하 연구자인 그는 40년 이상,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학문에 전념했다. 서울대학교 천문학과 1회 졸업생이자 1호 박사, 단 한순간도 현장에서 멀어진 적 없는 온통 은하뿐인 천문학자의 삶이 펼쳐진다.
《은하의 모든 순간》의 특징은 빅뱅에서 우주가속팽창까지, 우주론의 주요 장면을 상징하는 학술 자료는 물론 저자의 업적이 담긴 그래프, 초신성 관측 사진까지 수록했다는 점이다. 은하, 초신성, 퀘이사, 블랙홀 등 다양한 사진을 실었고 해당 천체 발견의 의미를 더했다. 그리고 수천억 개의 별, 성운, 성단이 가득한 은하가 태어났다가 죽고, 잔해로 흩어진 뒤 다시 탄생하는 모든 순간이 담긴 화보를 만날 수 있다.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은 천문학 용어를 고심하여 선택해 부록으로 실은 것이다. 안홍배 교수는 천문학 용어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는데, 우리가 인터넷에서 손쉽게 검색하는 천문학 백과사전은 그의 작업 중 하나다. 천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정확하게 알면 이해에 도움이 되는 기초 용어를 구체적으로 담았다.
빅뱅부터 우주가속팽창까지, 우주의 모습을 밝혀낸 우주론의 진화
“은하는 우주 비밀의 문을 여는 마스터키다”
이 책은 천문학이 발전한 과정을 차례차례 읽는, 우리 학자가 쓴 우주론이다. 저자는 밤하늘을 맨눈으로 보았던 인류가 점차 더 좋은 도구를 사용해 지금까지 우주를 관찰해온 과정을 찬찬히 되짚는다. 또한 천문학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내일의 연구 과제까지 아우르며, 표준우주론을 도출하기 위해 천문학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논의들을 담았다. 인류의 지적 여정과 저자의 연구 궤적이 겹쳐지는 순간순간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지난 100여 년간 우리는 우주에 대한 인식이 전복되는 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새로운 관측 기기가 탄생할 때면 반드시 놀라운 발견이 뒤따랐다. 그리고 과학은 그때마다 정립했던 우주의 형태를 수정해왔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주는 은하로 이루어져 있으며, 팽창하고 있음을 보았다. 또한 팽창하는 우주는 비어 있고, 물질의 대부분은 암흑물질이며 우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빠르게 팽창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중력파 관측, 보이지 않는 블랙홀을 영상으로 남길 수 있게도 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은하’ 연구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처럼 주요 이론이 관측을 통해 확정되거나 뒤집히는 결정적 순간을 학회 현장에서 직접 보게 될 때 안홍배 교수는 “이 때문에 은하를 연구하며 숨 가쁘게 살 수 있었다”고 하며 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우주론 변혁의 한가운데 선, 천문학자의 전 은하적 삶과 연구
“발견의 시대와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것은 축복이었다”
《은하의 모든 순간》은 새로운 지식 앞에서 스스로를 진화시키는 과학자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탐구 일지이기도 하다. 우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뒤바꿔버린 토론이 진행되던 바로 그 시공간에, 세계적인 학자로 거듭난 우리 은하천문학자의 도전적인 연구와 삶이 촘촘하게 엮인다. 만난 적 없는 이들이 서로 논문을 발표하는 행위로써 대화하는 우아한 지식의 전파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특이한 은하 사진을 보고 천문학자들이 달려들어 합동 연구를 하게 되는 상황 전개 또한 재미있게 서술된다.
정상우주론이 아닌 빅뱅우주론의 손을 들어준 역사적 토론 현장, 명왕성을 퇴출시킨 학회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 이야기, 노벨상 수상자들과의 오랜 인연 등 저자의 경험이 진솔하게 드러난다. 그 사이사이에 천문학의 주요 키워드를 설명해 배경지식도 자연스럽게 쌓인다. 이렇게 저자가 마주한 상황을 따라가면 현대 우주론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표준으로 자리 잡았는지 쉽게 습득하게 된다. 결국 안홍배 교수의 은하 연구가 우주론의 변곡점과 맞닿아 있고, 여기에 온몸으로 부딪히며 탐구를 멈추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론에서 시뮬레이션까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천문학자들을 배출했다. 국내 천문학이 지금처럼 성장하는 데는 많은 이의 노력이 있었다. 망원경과 컴퓨터가 없던 시절부터 소백산과 보현산에 국립 천문대가 설립되고 관측 연구가 시행되기까지, 기억하고 기록한 일은 국내 관측천문학의 태동과 함께한 저자가 가장 고심한 작업이다. 척박한 천문학 환경에 싹을 틔워낸 그는 은하 연구가 고스란히 자신의 삶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국내 최고의 천문학자들은 입을 모아 ‘앞으로 다시 없을 아름다운 학자의 모습’이라고 안홍배 교수를 묘사한다.
과학적 발견은 나와는 관계없이, 막연하게 먼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느껴지기 쉽다. 그래서 더욱, 우리나라 천문학자가 세계적 학문의 흐름 안에서 직접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쓴 책은 의미가 크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흔쾌히 걸은 안홍배 교수의 열정 가득한, 새로운 형태의 우주론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