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완성시켜드립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마인드셋까지, 원고를 끝내는 21가지 과학적 방법
어떻게든 원고를 완성할 수 있도록
생각대로 글이 써지는 21가지 방법
《어떻게든 완성시켜드립니다》는 글을 완성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책이다. 쓰는 사람에게는 글이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어떻게 이어갈지 몰라서, 시간이 없어서, 이야기가 새롭지 않은 것 같아서, 혹은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저자 도나 바커는 작가가 겪을 만한 ‘쓰지 못하는 이유’를 대부분 경험했다. 오랫동안 고스트라이터로 활동하다가 마흔 살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 자신도 당황할 만큼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글을 쓰려고 하면 자꾸만 미룰 핑계가 생겼다. ‘원고가 형편없어!’ ‘소설가로 데뷔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아!’ 등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내면의 비평가와 싸워야 했다. 저자는 꾸준히 자기에게 맞는 해결법을 찾아갔다. 샤워 시간에 글감이나 단어, 표현 등이 잘 떠올라 적극적으로 그 시간을 이용하며 생산적으로 미루는 방법을 터득했고, 부정의 목소리에는 뇌과학적으로 접근해 자신을 보호하는 긍정의 목소리를 스스로에게 전달했다.
이 외에도 목표를 제대로 잡을 수 없다거나, 습관을 만들지 못하는 등 작가 지망생으로부터 ‘못 쓰는 이유’를 들었을 때 자신이 권한 코칭법을 책 안에 담았다. ‘모든 건 마음 먹기에 달렸다’라는 식의 빤한 조언을 하지 않는다는 게 이 책의 장점. 행동 과학과 심리학 연구, 때로는 경영학 보고서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의 근거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글쓰기를 방해하는 다양한 요인에 따른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방안
글을 쓰려고만 하면 왜 이렇게 인스타그램에 들어가고 싶어지는 걸까? 친구와 통화하다 보면 글쓰기 시간을 어겨 ‘오늘의 글쓰기’는 실패로 끝난다. 저자는 20분만 업무에 방해를 받아도 스트레스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포모도로 기법’을 권한다. 알람을 맞추고 25분 동안 글을 쓴 후 5분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글 쓰는 시간을 점차적으로 늘리면 집중력은 조금씩 더 강화되고, 휴식 시간에는 SNS를 확인할 수 있다.
글을 쓸 때 늘 계획한 만큼 쓰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 혹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10페이지 쓰기를 목표로 하면 8페이지 썼을 때 좌절하기 마련. 이럴 때는 목표 설정의 표현 방식을 바꾸기를 권한다. 단어 하나만 바꿔도 우리 뇌의 변연계는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다음 주까지 무조건 10페이지를 쓰겠어’가 아니라 ‘다음 주까지 10페이지를 쓰면 기쁠 것 같다’라고 말하기만 해도, 우리는 8페이지를 썼다는 성공에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이로써 동기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다.
또 우리에게 내재된 사회화 개념을 바탕으로 자신을 이인칭인 ‘너’로 지칭하여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는 마감일을 맞출 수 있다’보다 ‘너는 마감일을 맞출 수 있다’가 훨씬 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
이 외에도 저자는 쓰는 사람을 쓰지 못하게 만드는 다양한 방해물을 예시로 든다. 여기에 글쓰기 코치의 작법서, 심리학자의 연구, 뇌과학자의 논문, 기업의 경영 철학 등을 참고해 객관적인 방안을 제안한다.
이 책은 순서가 중요하지 않다. 무작위로 넘겨 보아도 되고, 마음에 꽂히는 부분부터 읽어도 된다. 글을 쓰다가 문제가 생기면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펼쳐 바로 답을 얻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직접 쓰고 몸에 익히도록 유도하는
체계적인 연습 문제
당신의 원고에는 어떤 이름이 붙어 있는가? 저자는 완성되지 않은 원고에 작품의 제목과는 별개로 ‘이름’을 붙이길 권한다. 고유의 ‘이름’을 지어주면 미완성 원고에 대한 쓰는 사람의 사고가 달라진다는 것. 원고는 고정되지 않고 변할 수 있다는 걸 저절로 받아들이게 되고, 완벽하게 써야 한다는 마음의 걸림돌도 없어진다. 저자는 독자가 바로 사용해볼 수 있는 다양한 표현을 알려주고, 이름을 정하는 법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예시를 곁들인다.
스티븐 킹처럼 365일 여덟 시간씩 글을 쓸 수는 없을지언정, 규칙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실천이 쉽지가 않다. 저자는 이때 목표를 긍정형 문장으로 만들 것을 권한다. 어린이에게 “뛰지 마”라고 말하면 어김없이 뛰기 마련인데, 이는 우리의 뇌가 ‘동사’에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만의 규칙을 정할 때도 이를 이용하면 좋다. 예를 들어 ‘초고를 쓸 때는 문법에 신경 쓰지 마라’라고 하는 것보다는 ‘마음 가는 대로 써라’라고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연습 문제를 통해 이런 식으로 개인의 목표를 설정하는 법부터 습관을 만드는 법까지, 자연스럽게 글 쓸 준비로 이끌어간다.
각 장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연습 문제’는 실제 작가 지망생을 교육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자신에게 늘 들러붙어 있는 ‘글쓰기의 악마들’을 정복해 나가는 일을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듯, 연습 문제는 본인이 직접 차근차근 시간을 들여야만 완성할 수 있다. 문제를 풀면서 직접 글을 쓰고, 쓰는 사람의 마인드셋을 구축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설계했다. 실제로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니까. 글을 쓰는 사람은 모두 알듯이, 작품을 완성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그 과정은 이따금 너무 힘들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하고 싶은 글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