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라키의 머리 - 사와무라 이치 장편소설
일본 최고의 호러 작가 사와무라 이치가 선보이는
섬뜩하고 절묘한 공포 미스터리 세계로의 초대!
최신작 『나도라키의 머리』는 히가 자매의 과거와 주변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모은 공포 미스터리 단편선으로 직장, 학교, 부동산 등 일상의 다양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괴담들을 담아냈다. 이 작품을 번역한 이선희 역자는 사와무라 이치가 펼쳐 보이는 공포 세계에는 애절함과 안타까움이 배어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적 문제를 다룰뿐더러 약자를 위한 호러이기 때문이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단편 「5층 사무실에서」는 직장 내 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한 공포를 그려낸다. 끔찍한 고통이 날아드는 기묘한 공간 이면에 가려진 폭력과 억압, 그리고 제대로 반격할 수 없는 약자의 처절한 괴로움을 서늘하게 서술했다.
또한 단편 「비명」에는 공감 능력 없이 장난을 치거나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으며 함부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가 녹아 있다. 장난이라고 치부한 말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과 그 말이 힘을 얻은 것처럼 실제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미스터리가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학교는 죽음의 냄새」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히가 자매의 차녀 미하루가 오래전 그곳에서 자신의 처지와 비슷했던 소녀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친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하얀 소녀의 모습과 달리,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날아와 가슴을 아프게 찌른다.
「술자리 잡담」에는 직장에서 언어적 폭력을 당하는 여직원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결말을 향해 갈수록 가해하는 인물들에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약자의 공포를 극대화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과 두려움이 느껴지지만, 사필귀정의 결말과 함께 공포에서 해방되며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표제작인 「나도라키의 머리」는 캐릭터부터 줄거리, 문체, 섬뜩한 울림을 지닌 정체 모를 제목에 이르기까지 매우 정교하게 짜내어 읽을수록 서서히 조여오는 숨 막히는 공포감을 조성하는 사와무라 이치의 특기가 발휘된 작품이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그가 다채롭게 펼쳐 보이는 섬뜩하고 절묘한 공포 미스터리 세계에서 온몸이 얼어붙는 괴이의 존재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5층 사무실에서]
밤이 되면 ‘아프다’고 우는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는 사무실. 건물주인 우모메토는 ‘진정꾼’에게 영혼을 진정시켜달라고 부탁하는데…….
[학교는 죽음의 냄새]
비 오는 날에만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이 있다? 학교 괴담의 진실을 파헤치던 미하루가 하얀 소녀의 영혼을 목격하면서 알게 된 무서운 진실.
[술자리 잡담]
퇴근 후 부하 여직원에게 막말을 하며 성희롱을 일삼는 세 남자는 평소와 다른 여직원의 반응에 당황한다. 여직원의 괴담 같은 이야기는 진실일까?
[비명]
아카기 치구사는 대학교 호러영화 동아리에서 제작하는 독립영화에 출연하기로 한다. 여학생이 교제하던 남학생에게 살해된 곳에서 촬영을 시작한 뒤, 동아리에는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파인더 너머에]
《월간 불싯》 편집자 스오는 오컬트 작가 노자키, 카메라맨 묘진과 함께 기묘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스튜디오에 촬영하러 간다. 그곳에서 묘진이 찍은 사진에는 결코 찍을 수 없는 사진이 섞여 있는데…….
[나도라키의 머리]
데라니시는 초등학교 4학년 백중 때 ‘나도라키의 전설’이 내려오는 친할아버지 집에 놀러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촌형 유지와 함께 기괴한 유물 소실 사건을 목격한다. 노자키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가위에 눌리는 친구 데라니시를 위해 진상을 밝혀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