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도슨트
도시에 관한 책들은 참 많다. 소소한 도시정보를 총집대성하여 관광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책에서부터 맛집 탐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책은 도시학자가 세계도시를 탐방하면서 들여다본 장소와 그 소감을 정리한 기록이다. 도시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또 다른 접근이고 이해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그 흔한 맛집이나 음식에 관한 사진이나 내용은 전혀 없다. 대신 거리와 시장이 있을 뿐이다. 또 유기체처럼 변화를 계속하는 도시의 정보를 최신화하기 위해 코로나 시국에서도 탐방을 감행하여 그 결과물을 담아낸 노력도 엿보인다.
‘뉴요커(New Yorker)’, ‘파리지엔(Parisienne)’이 마치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런 세계 대도시와 비교해 가며 우리 서울을 탐방하다 보니, 절대 뒤지지 않은 서울의 매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거리를 걷다 보면 가려진 곳곳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심지어 아픔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제 그것들을 찾아서 아끼고 가다듬어, 우리의 것으로 당당히 내보이자고 제안한다. 그러자면 ‘우리’만이 아닌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여 강조한다. 세계 최고의 교통사고 사망률, 자살률, 사기 범죄율로는 부끄럽다는 것이다. 또 노후하고 낡은 것들을 무조건 대규모 재개발로만 대응하는 시행착오도 그만둘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울도 ‘서울라이트(Seoulite)’가 온전히 자리 잡고, 더 나아가 부산, 대구, 광주가 주는 낭만과 문화예술, 그리고 도시 경관이 어우러진 아이덴더티가 탄생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도시의 탐방 기록이 모두 옳고 그 해석이 정확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이를 계기 삼아 도시의 진면목을 이해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세계적으로 6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5억2천만 명 이상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팬데믹(Pandemic) 시대도 끝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미리 가보는, ‘시티도슨트와 함께 떠나는 세계도시기행’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