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저자
백승만 지음
출판사
동아시아
출판일
2022-09-12
등록일
2023-02-0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7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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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약학대학 인기 교양 강의★

모르핀 | 펜타닐 | 아스피린 | 메스암페타민 | 화학무기 | 항생제
페스트 | 천연두 | 괴혈병 | 말라리아 | 스페인독감 | PTSD


지난 수백 년간, 전쟁, 질병, 약은 서로 잘 맞물린 세 바퀴처럼 역사를 이끌어 왔다. 무통 분만에 쓰이면서도 2017년 미국에서만 2만 8,000여 명을 중독으로 사망하게 한 펜타닐, 제국주의 시절 아프리카 탐험가에게 지급된 기생충 약,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된 페니실린, 병사들의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 마약류 각성제는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 아니었다. 남북전쟁 당시 진통제로 더없이 소중하게 쓰인 모르핀의 원료, 아편은 아편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스페인 독감은 역설적으로 제1차 세계대전을 종식하는 데 일조했다.
미국의 한 여성은 바닥에 떨어진 지폐를 줍고 왜 온몸이 마비되었을까? 교향을 선출하는 자리에서 추기경들이 왜 하나둘 죽어갔을까? 검은 비닐봉지와 우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왜 도쿄 지하철이 마비되었을까? 가미카제 특공대는 왜 비행 직전 일왕이 건넨 차를 마신 걸까?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은 왜 아군 기지를 폭격했을까?
1분 만에 수강 신청이 마감되는 인기 강의 교수이자 약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다소 자극적이지만 갖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곁들여, 아편부터 펜타닐까지, 메스암페타민부터 ADHD 치료제까지, 피조스티그민부터 PTSD 치료제까지, 약의 관점에서 역사의 그림자와 일상의 기원에 대해 서술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전쟁, 질병, 의약품, 인물은 역사에서 미친 존재감을 자랑할 것이다. 이들이 펼치는 기나긴 악연의 역사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약은 전쟁에 기생하고
전쟁은 약을 먹고 자란다!


전쟁은 약을 만든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아편의 수입이 막히자 독일은 페치딘이라는 약물을 개발했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진통제로 널리 쓰인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펜타닐 역시 페치딘의 구조를 기반으로 1960년대에 개발된 약물로, 미국에서는 2017년에만 2만 8,000여 명이 펜타닐 중독으로 사망했다. 남아메리카 원주민이 유럽인들에 대항해 독화살을 제작할 때 사용한 튜보큐라인이라는 물질도 1950년대까지 전신마취에 사용되었다.
전쟁에서는 생화학무기에 맞서고자 그 예방약으로 독을 복용하기도 한다. 1990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의 이야기이기도 한데, 무협지의 주인공이 조금씩 독을 먹듯이 그들은 피리도스티그민 브로마이드라는 해독제를 조금씩 먹었다. 그러나 정작 이라크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미군은 날마다 먹던 그 해독제에 중독되고 말았고, 전쟁이 끝나고 참전용사들은 걸프전 증후군이라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게 되었다.
약이 전쟁을 만들기도 한다. 각성제로 사용된 메스암페타민이 대표적이다. 1893년에 나가이 나가요시가 합성한 메스암페타민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필로폰’이라는 피로 회복제로 널리 쓰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독일 군인들의 야간 행군에 사용되었다. 특히 기갑부대의 전차부대원들에게 많이 지급되었는데, 그들이 좁고 더운 탱크 안에서 잠도 자지 않고 3일간 진격하도록 각성시켰다. 가미카제 특공대가 자살 비행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마신 것도 일왕이 건넨 필로폰 차였다.
한편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미군 파일럿이 번쩍이는 불빛을 보고 아군에게 폭탄을 투하했다. 암페타민이라는 각성제로 인한 지나치게 빠른 반응속도와 공격성 때문에 일어난 참사였다. 모르핀 역시 남북전쟁 때 진통제로 쓰이던 더없이 소중한 약이었지만, 모르핀의 원료인 아편은 아편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2002년 체첸 반군이 일으킨 모스크바 극장 테러 사건에서 67명의 인질을 죽인 수면가스의 성분도 다름 아닌 펜타닐이었다.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는 어떻게 전쟁이 질병과 약을 만들고 다시 약이 전쟁을 만들었는지, 나아가 이러한 ‘흑역사’가 단순히 지나가 버린 과거가 아니라 어떻게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까지 스며들어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전쟁과 질병은 끊임없이 교류하며 인류를 괴롭혀 왔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질병의 역사이기도 하다. 당장 우리는 코로나19가 세상을 어떻게 멈추게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는지를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 인류사에 끼친 영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위험한 악당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았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 그리고 전쟁과 질병의 역사에 의약품이 끼어들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의약품이 때로는 전쟁의 선봉에 서기도 하고 때로는 다친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용되기도 한다. 전쟁, 전쟁이 남긴 질병, 의약품과 함께 우리는 하루를 보낸다.”─「들어가며」 중에서

선을 넘는 자들과 전쟁이 남긴 청구서,
테러리스트 그리고 마약과의 끝나지 않는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한창이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가 대량 살상 무기를 동원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그 살상 무기란 다름 아닌 생화학무기, 즉 생물힉무기와 화학무기다. 그런데 블라디미르 푸틴은 이미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이자 자신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다. 2020년 노비촉 중독 사건이다. 1980년대부터 암암리에 사용되었던 노비촉은 적은 양으로도 나발니의 자율신경계에 교란을 일으켜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2017년 2월,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두 명의 여성이 발권대에 서 있던 한 남성의 얼굴을 손으로 비비자, 남성이 재빨리 얼굴을 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사망한 것이다. 유기인계 극약 가운데 하나인 VX로 인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사망한 이 남성은,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제인 김정남으로 밝혀졌다.
우리의 일상도 충분히 안전하지만은 않다. 2022년 6월, 미국 테네시주의 한 여성이 길거리에 떨어진 1달러를 줍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온몸이 마비되었는데, 지폐에서는 치사량이 고작 2밀리그램인 펜타닐이 검출되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테러였다. 한편 이로부터 머지않은 시기에 일본 도쿄에서는 더욱 극단적인 일이 일어났다. 옴진리교의 신자들 몇 명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우산으로 쿡쿡 찌르며 사린 가스를 살포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테러였다.
다행히 저자는 전쟁과 질병에 맞서는 우리의 보건 의료 체계가 오늘날 어디까지 와 있는지도 면면이 살핀다.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 들자면, 나발니는 오비독심과 이 약물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아트로핀 덕분에 노비촉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출근길 사린 가스에 중독된 많은 승객들은 프랄리독심의 활약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또한 테네시주의 지폐에는 메스암페타민이라는 또 다른 물질이 묻혀 있었는데, 이 물질의 구조를 바탕으로 가장 유망한 ADHD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고,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들에게 보급된 마약류 진정제는 우울증이나 PTSD 치료제로 개량되어 병을 완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모든 독이 약이지만 모든 약이 독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지 않도록 당부한다.

“우리는 전쟁과 질병이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세대에서 그런 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꾸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마치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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