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아넥도트
머나먼 여정 뒤안길에서 써 내려간 ‘오랜 기억의 이야기’, 아넥도트(Anocdote)!근현대사 가슴 시린 가족사 견디며 분투했던 홍소자 前 적십자사 부총재의 특별한 회고록아넥도트(anecdot)는 한 사람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간직하고 있는 일화를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내 인생의 아넥도트』는 저자 홍소자 인생의 가장 소중한 기억 속 장면을 한땀 한땀 꺼집어낸 생생한 자필 기록물이다. 이 책은 격동의 대서사시를 펼쳐놓은 것 같은 긴 여정의 이야기가 숨 쉴 틈을 허락하지 않은 채 끝없이 이어진다. 그만큼 저자가 걸었던 지난 삶의 서사가 범상치 않아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저자의 옛이야기들에는 굴곡 많은 우리 근현대사의 슬픈 상처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 아니라, 혹독한 가족사를 온몸으로 버텨야 했던 저자와 저자의 가족 얘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최고의 엘리트 남편이 납북되면서 남겨진 8남매를 홀로 키우며 단칸방 대구 피란 시절을 견뎠던 저자 어머니의 치열한 삶이 인상적이다. “무인도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라며 자녀들을 독려하며 생사가 오가는 험난한 세월을 끝내 이겨내며 8남매 모두를 성공적으로 장성시킨 장면은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과 헌신’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저자 본인도 이 같은 어머니의 가르침이 자신의 삶을 곧추세울 수 있었던 초심이었다고 고백하며 훗날 어머니가 설립한 혜원여중고를 맡으며 교육현장에서 20년간 활동하게 된 것 역시 어머니의 유훈을 따르기 위함이었다고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