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 세계맛집
뜨는 맛집, 이제 세계음식이다
맛있는 음식을 통해 즐거움을 찾으려 하는 것은 만국 공통의 정서다. 하지만 늘 새로운 맛집을 찾아다니면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뭔가 특별한 것’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음식이 만족스러웠는데도 막상 식사하고 나면 그 집이 그 집 같고 그 음식이 그 음식 같다. 아무리 새로운 곳에서 매번 새로운 음식을 먹어도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생긴다면, 그것은 어쩌면 음식에 대한 갈증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에 대한 갈증일 수도 있다. 우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과 문화를 향유하며 기억할 만한 시간과 추억을 만들고 싶어 외식을 한다. 식사는 단순한 섭식의 차원이 아니라 문화활동의 차원이다. 이제껏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에 도전해보자. 낯선 향신료와 식재료가 가진 이국적인 맛과 아로마는 기분까지 바꾸는 힘이 있다.
세계의 맛, 서울에 다 있다
이태원, 홍대, 동대문, 강남, 명동, 북촌, 대학로…… 늘 가던 그 거리에서 남들 다 먹는 것, 늘 먹던 것을 먹다 보면 지겨울 때가 있다. 새로운 것을 찾아 사람들이 모여드는 서울 중심가로 나왔지만 결국 서울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만그만한 집들밖에 보이지 않아 그중에서 그나마 나은 곳을 찾아 들어가곤 한다. 그 선택에 우리의 취향이나 미감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다이나믹 코리아’의 수도 서울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지금도 역동적으로 변화 중이다. 이태원이 트렌드세터들이 몰리는 ‘핫’한 지역으로 부상함과 동시에 세계음식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국음식 전문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예전에 흔히 볼 수 없었던 외국음식 전문 레스토랑을 부쩍 자주 만난다.
네팔, 미국, 베트남, 불가리아, 브라질, 스페인, 시리아, 오스트리아, 우즈베키스탄,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체코, 태국, 터키, 페루, 프랑스……. 이제 서울에서 이 모든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굳이 대양과 대륙을 건너지 않고서도, 각 나라와 민족의 삶과 영혼이 담겨 있는 음식을 통해서 세계를 만나보자.
키스를 부르는 이색 데이트와 이국 음식 탐방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같이 밥을 먹으라는 얘기가 있다. 마주 앉아서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맛으로 인해 느껴지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상대방에 대한 호감과 동일시하게 되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상대와 소개팅을 하거나 사귄 지 얼마 안 된 사이에 데이트를 할 때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다면, 흔한 음식보다는 이제껏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자. 낯선 것을 경험하며 느끼는 흥분이 사랑에도 촉매제가 되어준다.
저자는 세계음식 레스토랑들을 취재하면서 그곳이 데이트하기 좋은 곳인지 아닌지를 주요하게 고려했다. 맛뿐 아니라 식당 분위기나 전반적인 사항이 데이트하기에 마땅한지를 꼼꼼하게 조언한다. 상대에게 자신의 센스를 어필하고 싶다면, 음식점을 고를 때 이 책이 괜찮은 조언을 해줄 것이다.
조리사의 국적과 개업년도, 화장실까지 꼼꼼하게 취재
2008년부터 네이버 여행부문 파워블로거로 활동해온 잠든자유는 평양냉면 기획 포스팅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유명 블로거다. 소탈하고 편안하면서도 기자 못지않은 취재력과 심도 있는 글로 읽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가 네이버 키친 서비스 맛집 객원기자, 한국관광공사 트래블로거로 활동해온 경험을 살려 ‘서울 세계음식 레스토랑’을 취재했다.
주소, 가는 길, 전화번호, 영업시간, 휴무일, 음식 종류, 주차 정보 등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이고 조리사 국적, 개업년도, 화장실 조건까지 꼼꼼하게 취재했다. 그뿐만 아니라 메뉴별 가격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부가세가 메뉴 가격에 포함되는지 별도로 청구되는지를 정리하며, 전체 식사비용까지 계산해 넣어 예산 짜는 데 편의를 도왔다.
또한, 각 식당마다 대표메뉴를 뽑아 사진과 함께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식재료, 조리 방식, 문화적 맥락 등 풍부한 식견을 곁들인 메뉴 설명을 읽다 보면, 맛을 그리기 어려운 낯선 음식에도 침이 가득 고인다. 이렇게 맛있고 감각적인, 그러면서도 정보력 있는 음식 사진이 책 속 가득 포진해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별점평가
이 책에 실린 모든 음식점들은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낯선 경험 앞에서 조심스러운 이들을 위해 별점을 도입했다. 음식점마다 맛, 분위기, 서비스, 가격대비 만족도 네 가지 세부 항목에 따라 점수를 매겼으며, 그 밖의 모든 것들까지 고려하여 총점을 매겼다.
우선, ‘맛’ 항목은 평가가 그야말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저자와 일행의 입맛에 맛있다고 생각되는 정도를 표시했다. 다음으로 ‘분위기’는 절대적으로 ‘데이트 분위기’를 고려해 별점을 매겼다. 셋째로 ‘서비스’ 항목에서는 종업원들이 얼마나 친절한지, 자신이 서빙하는 음식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테이블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에 대한 만족도를 반영했다. 넷째 항목인 ‘가격대비 만족도’는 대체로 ‘싸고 맛있는 집’에 많은 별점을 줬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책에 달린 별의 개수를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먹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고, 당신이 함께하고 싶은 그 사람은 당신에겐 언제나 다섯 개의 만점짜리 별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