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과 현실
장준하 전집 제2권인 이 책은 그가 발행한 『사상계』의 권두언과 편집후기를 모았다. 1953년부터 1967년까지의 권두언과 1952년부터 1954년까지의 편집후기가 담겨있다.
박정희가 일본군 장교로 있었을 때 광복군의 일원이었던 장준하는, 박정희가 대통령이었을 때 반독재 투쟁의 선봉에 선 투사였다. 책 제목 『지식인과 현실』은 문약에 빠진 기회주의적 지식인이 아니라, 거친 현실을 온몸으로 껴안고 부대끼며 살다간 그의 삶을 가리키고 있다.
독자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서 시작하여, 쿠데타로 민주주의가 전복된 시절을 거치면서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라는 맹세를 지켜나가려는 그의 일관된 자세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 역사에 정직하게 살아갔던 한 인간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가 후손에게 남긴 정신의 유산은 장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