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 있는 청동 종
천 년의 허리에서
오직 소리의 알만 낳던
내밀한 울림!!!
실은 네가 너를 쳐야만
네가 너를 깨야만
소리의 바다로 넘쳐 나던
켜켜이 세월을 두드리며
몸 안의 상처로만이
부르르 부르르 떨며
천연히 아름다워지던 진동...
무수히 봉합된 마음들이 튿어지며
우르르 쏟아지던 날들의 기억을 안고
이제는 아주 오래된 정원의 한쪽
비스듬히 누워 네 닳아진 귀 모퉁이로
세상이 치는 종소리를 들으리 라고, 너는...
아예 네 소리 눕히고
푸르게 버짐 핀 몸통 안에
온갖 풀벌레 소리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