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마이 월드 - 김창식 에세이
[책을 펴내며]
수필을 쓸 때 염두에 두는 것은 ‘지금, 여기’의 문제입니다. 사회적 이슈나 문화 트렌드를 다룰 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삶에 대한 해석이나 존재의 탐구 같은 철학적 주제를 다룰 때도 현시성現時性의 맥락을 떠올립니다. 아울러 인간에게 내재한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원형의 정서를 짚어봅니다. 그 같은 주제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관심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왜 글을 쓰는가를 자문합니다. ‘삶의 흔적을 더듬어 보기 위해. 방황하려고. 노력하는 한 방황하기 마련이니까. 모험을 하려고. 모험을 하지 않는 것도 모험이므로.’ 글쎄요. ‘그냥, 그저, 대책 없이!’가 차라리 그럴듯해 보이는군요. 글을 열심히 쓸수록 삶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같은 막막함도 있답니다. 남에게 위안과 위로를 주고 싶어서 쓴 글이 실은 나 자신을 겨냥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떻든 이제 글을 안 쓰면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글 쓰는 일이 ‘존재의 이유’가 된 셈이니 이것이 좋은 일인지 아닌지 모르겠군요.
수필 인구가 늘었지만 수필의 질은 향상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곤 해 안타깝습니다. 한편 한편에 혼을 담은 글을 써서 수필 문학이 매혹적인 장르임을 실증하고 싶습니다. 수필 문학의 격을 높이고 저변 확대를 기하는 데 작은 기여를 하고 싶군요. 마음을 움직여 변화를 이끌어내는 글, 치열한 사유와 반듯한 논리, 시적 서정이 어우러진 글, 삶의 진정성을 토대로 지성(철학성)과 감성(문학성)이 조화를 이룬 글을 써서 같은 길을 걷는 문우는 물론 일반 독자와도 소통하고 싶군요. 수필집을 펴내며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