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사소한 추억의 힘 - 탁현민 산문집 2013~2023

사소한 추억의 힘 - 탁현민 산문집 2013~2023

저자
탁현민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출판일
2023-10-30
등록일
2024-01-19
파일포맷
COMIC
파일크기
3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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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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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삶은 사람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내 모든 날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고 따라 한 날들이었다.”

탁현민 산문집 《사소한 추억의 힘》은 2012년 대선 이후 파리에서의 에피소드를 담은 《흔들리며 흔들거리며》와 2014년 제주에서 지내며 쓴 이야기를 모은 《당신의 서쪽에서》에서 저자가 남기고 싶은 기억할 만한 산문들을 선별하고, 청와대 의전비서관 생활을 끝마친 후 1년 동안 있었던 사소한 기억과 추억을 담은 에피소드 11개를 묶어낸 책이다.

사람은 확신이 섰을 때 뜨겁고, 무너졌을 때 흔들린다. 저자에게도 그런 확신의 순간이 있었고 참혹하게 무너진 때도 있었다. 삶의 대부분은 실수와 오류를 거듭하며 무너지는 일의 연속이다. 그에 비하면 성취의 기쁨과 행복은 그야말로 순간이다. 그래서 서 있을 때보다 무너졌을 때, 그때 어떻게 추스르는지가 더 중요하다.

탁현민은 절망과 위로, 그 모든 순간에는 절망과 위로가 극단으로 치닫게 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있다고 말한다. 바로 성찰과 웃음이다. 실패를 복기하는 과정은 괴롭지만, 과정의 성찰은 곧 위로다. 또한 웃음은 괴롭고 심각한 상황을 극복하게 하는 탈출 기제다. 저자는 모든 위로의 순간에는 반드시 성찰과 웃음 포인트가 함께 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누구나 겪게 되는 견디기 어려운 순간을 견디게 하는 성찰과 웃음이 담긴 작은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날이 오면 선생님이 걸어가셨을 서오릉 소풍 길을 걸어가고 싶다. 가슴에 맑은 진달래꽃을 한 장 붙이고, 나의 스승이자 친구에게로 천천히 걸어가고 싶다.”(_본문에서)

그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고 살아가는 삶은 불가능에 가깝다. 누군가의 말과 문장에서 힘들고 막연해진 마음의 위로를 얻기도 하고, 누군가와 맺은 관계들 속에서 삶을 지속할 용기를 얻기도 한다. 삶 전체는 결국 스스로가 맺은 사람들과의 관계로 구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방황하는 시기, 어느 한 만남이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제자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스승으로 살아간다. 가르치고 배우는 연쇄 속에서 자기 자신을 깨달아 가는 것이다. 탁현민은 〈나의 스승, 나의 친구〉에서 스승이자 벗이었던 신영복 선생과의 인연을 이야기한다. 스승 신영복과의 첫 만남, 매주 연구실에서 있었던 가르침, 절망의 순간에 놓인 제자에게 건넨 애정 어린 조언, 그리고 작별의 순간까지. 탁현민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그 아름다운 추억이 한 편의 글에 오롯이 담겨있다.

“정확히 그때였던 것 같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이.”(_본문에서)

청와대에서의 5년, 대통령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일했던 ‘탁도비’로서의 생활을 끝마친 저자는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작별한 후, 그와의 추억을 반추한다. 〈전 직장 상사에 대한 추억〉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10년부터 퇴임한 2022년까지 12년 동안의 여정이 적혀있다.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와 히말라야 트레킹 등 그를 따라 걷던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탁현민은 ‘살면서 중요한 것은 어느 순간 그냥 알게 된다’는 말을 믿게 되었다고 한다.

“좌절과 절망, 의심과 회의가 나침을 떨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러니 나는 이제 흔들릴 때 흔들리겠다.”(_본문에서)

2부 〈흔들리며 흔들거리며〉에는 넋이 나간 일상을 보내던 실수 연발 파리 여행기 17편이 담겨 있다.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 분노와 저주의 말들을 쏟아내며 절망과 회한 사이에서 방향을 잃었던 시기, 저자는 파리의 길 위에서 상처를 추스른다. 파리에서부터 가상의 섬 모그바티스까지, 여행을 하며 기록한 절망에 관한 이야기와 좌절에 대한 고백이다. 탁현민은 이러한 것들이 소용없고, 쓸데없을 수도 있지만 좌절과 절망, 의심과 회의야말로 삶의 정확한 방향을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고민한다. 이제는 흔들릴 때 흔들리고 떨며 전율하겠다는, 그러한 다짐을 전한다.

“제주의 일상에서 하찮은 것의 소중함을 알았고, 부족한 것의 풍족함을 알았고, 단순한 것의 복잡미묘함을 알게 되었다.”(_본문에서)

3부 〈당신의 서쪽에서〉에는 작고, 하찮아서, 살면서 쳐다보지 않았던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저자는 제주의 일상을 통해 하찮은 것의 소중함과 부족한 것의 풍족함, 단순한 것의 복잡미묘함 등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3부에는 제주의 서쪽에서 있었던 사람들과의 인연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 9편이 담겨있다. 제주에서 탁현민은 매사 별 뜻 없고 의미 없이, 온갖 사소한 것들과 함께 유유자적 지내고 싶다고 고백한다. 무엇인가를 위해서나 다음을 위해서가 아닌, 대단치 않은 사소한 것들이야말로 삶에 큰 위로가 되므로.

오늘 하루도 마땅치 않은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사소한 이야기

도무지 마땅치 않은 나날이 이어지는 시절이다. 각자가 감내하고 있는 무력함과 좌절감 역시 커지고 있다. 저자는 온종일 가만히 앉아 비 내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과 같은, 별 뜻 없고 의미 없는 대단치 않은 것들을 통해 일상을 버텨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은 공연연출가 탁현민이 요즘 하루하루가 마땅치 않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여전히 흔들리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바치는 작지만 사소한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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