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핵가족 - 한요셉 장편소설

핵가족 - 한요셉 장편소설

저자
한요셉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3-09-14
등록일
2023-11-15
파일포맷
COMIC
파일크기
3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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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산 자와 죽은 자, 그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다시 쓰이는 가족사
만국 공통의 감각으로 끌어올린 한국적 서사의 분명한 쾌거!

“저는 망각에 대항하기 위해 글을 쓰고 살아갑니다.” -한요셉, 인터뷰에서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모든 것. 이 핵가족의 앞날에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강화길(소설가)
“나는 페이지 사이에 지어진 조씨네 가게에서 계란물을 묻힌 육전을 받아 들고 나온다.” -이소호(시인)

한국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배경에서 시작해, 하와이에 사는 재외 동포들에게까지 끼치는 전쟁의 영향과 한 가족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진중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낸 한요셉Joseph Han의 첫 장편소설 《핵가족》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타임》, NPR은 이 책을 2022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고, 미국 최대 서평 사이트 〈굿리즈〉에서는 2022년 가장 기대되는 데뷔작으로 꼽았다. 또한 저자는 전미도서재단에서 주관하는 ‘35세 이하 가장 주목받는 작가 5인(5 under 35)’에 이름을 올리며 떠오르는 신예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한요셉은 한국에서 태어나 하와이에서 자랐으며, DMZ에 대한 오랜 관심과 연구로 그가 그토록 쓰고 싶었던 한국전쟁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완성했다. 전쟁과 분단, 이민이라는 역사 속 한 가족의 이야기는 특수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서 목격되는 가족애와 자기 정체성의 문제, 더 나아가 평화를 갈망하는 이들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그려낸 《핵가족》은 한국적 서사가 전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한 또 하나의 쾌거다. 제각기 다른 이유들로 떨어져 살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이들이 서로를 끊임없이 되새기고 언젠가 만나기를 꿈꾸는 바람들 속에서 독자들은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는 그리운 이들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실향민 혼령 백태우, 손자 제이컵의 몸을 빌려 월북을 시도하다!

한 남성이 DMZ 관광 중 월북을 시도한다. 남자의 정체는 한국계 미국인인 제이컵 조. 부모님의 식당 ‘조씨네 델리’에서 무료하게 텔레비전을 보던 그레이스(은혜)는 북으로 넘어가려다 붙잡힌 오빠 제이컵에 관한 뉴스를 시청한다. 창백해진 그레이스를 살피러 나온 아빠 역시 충격적인 소식을 목격하고 낮게 읊조린다. “저건 내 아들이 아니야.”(37쪽)
아들 제이컵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와이로 이민을 간 조씨 부부는 사활을 걸고 조씨네 델리를 운영 중이다. 밥과 고기를 재료로 한 메인 요리, 콩나물무침, 시금치나물, 달걀말이, 아무도 발음하지 못하는 잡채를 한 그릇에 담아 판매하며 하와이 전역에 프랜차이즈 식당을 개업하는 것이 그들의 꿈과 희망이다. 심지어 요식업계의 사이비 교주라 불리는 인기 방송인 '가이 피에리'가 조씨네 델리에 방문했을 때에는 곧장이라도 그들의 꿈이 실현될 것처럼 가까워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6개월 전 한국으로 영어를 가르치겠다며 떠난 아들 제이컵이 월북을 시도하는 장면이 뉴스에 보도된 후, 조씨 부부와 그레이스는 한인 사회에 떠도는 흉흉한 소문과 은밀한 따돌림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야 만다.
아무도 알지 못한다. 제이컵의 몸에 귀신이 씌었다는 것을. 무모한 시도를 저지른 것은 제이컵이 아니라 혼령이 된 그의 외할아버지 백태우라는 사실을.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일찍이 남한의 아내와 딸들을 버리고 떠난 태우는 죽은 뒤 혼령이 되어 수도 없이 휴전선을 넘어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산 자의 정치와 죽은 자의 법에 따라 남한에서 죽은 태우는 북한으로 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자신의 손자, “마침내 그에게 도움을 줄 아들”(172쪽) 제이컵을 발견한 뒤 태우에게는 다시 한번 기대가 싹튼다. 제이컵의 몸을 빌려 간절히 그리던 고향 북한으로 점프를 시도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한때 가족 사업의 성공과 번영을 꿈꾸던 조씨네 가족이 지금 원하는 것은 단 하나이다. 제이컵이 무사히 하와이로 돌아와 그들이 다시 한자리에 앉아 함께 식사를 하는 것 말이다. 제이컵의 안전을 기원하는 가족들의 각기 다른 노력들은 그들이 다양한 개성을 지녔음을 보여주며 읽는 이들에게 유쾌하게 이어지는 재미를 선사한다. 동시에 간절한 기다림과 그리움을 우아하게 그려낸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마지막 순간 밀려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난 이렇게 살았다……. 너희들 없이 내가 이 땅을 이렇게 떠돌았다…….
그리고 이렇게 죽었다.”

《핵가족》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중얼댄다. 내가 너 없이 이렇게 살았노라고. 제이컵, 그레이스 남매의 외할머니 정현자는 한국전쟁 와중에 언니를 북한에 두고 남한으로 내려온 뒤 자신의 가방과 똑같은 가방을 언니 몫으로 하나씩 더 구입하며 애달픈 그리움을 달랜다. 남매의 엄마 정하윤은 하와이를 떠나, 오래도록 한국에 거주하는 친정 식구들과 전화로만 일상과 안부를 나눈다. 작가는 분단과 이민으로 단절된 가족들 사이에 놓인 경계를 흩트리기 위해 서로를 잇는 끈을 쥐여준다. 선택한 적은 없지만 너 없이 이 땅에서 이렇게 살아남아 있다는 것……. 작가는 역사의 파도에 휩쓸려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었던 가족 구성원들의 마음 깊은 곳에 묻힌 필사적인 그리움을 담담하게 그려냄으로써 그들이 오랜 세월 감당해야 했던 아픔을 묵직하게 전달한다.
한편, 조씨네 부부는 과거 백태우의 그림자를 피해 하와이로 이주했지만 아들 제이컵이 백태우의 혼령에 씌면서 이들의 삶에 다시 태우의 그늘이 드리운다.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가족이자 뿌리이지만 작가는 오히려 이를 조씨네 가족이 다시 한번 한자리에 모이는 계기로 삼으며 한국인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한식 밥상 앞으로 인물들을 이끈다. 홀로 집에 남은 친할머니와 멸치볶음, 김, 육개장을 먹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선택하는 그레이스의 마음에서, 기분을 내기 위해 오랜만에 내놓은 불판에 삼겹살을 올리고 쌈 채소를 나누는 장면에서, 죽은 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산 자들의 어설픈 제사상 앞에서 《핵가족》 속 인물들은 스스로가 한국인임을 깨닫는다.
《핵가족》은 한 가족만을 다루고 있을 뿐이지만, 저자는 계속해서 더 많은 이들에게 가닿을 수밖에 없는 보편의 영역으로 이야기를 확장해가는데, 앞서 뜨거운 주목을 받은 한국계 미국인들의 책과 접하는 지점들도 엿볼 수 있다. 독자들은 한요셉의 이번 작품을 통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살아남았다는 개개인의 인생에서는 《파친코》를, 이민자들이 그의 부모와 조부모의 영향력 안에서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톺아보는 장면에서는 《H마트에서 울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대와 국적을 넘어 한국이라는 뿌리에서 시작된 정체성을 새로이 감각할 수 있는 유쾌한 가족 소설이 눈앞에 도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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