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그리는 시간 - 색연필로 완성하는 특별한 그림 수업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전부 다 가지고 오세요.
좋아하는 색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그냥 몸만 오셔도 됩니다.”
색연필로 내 마음을 그리는 특별한 그림 수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파스텔 톤의 색연필로 인물화를 그리는 박송이 작가의 독보적인 그림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수년간 그림 수업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변화를 기록하며 ‘그림 그리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더는 주저하지 말고 그림을 그리라고 다정한 응원을 건네는 책이다. 책은 총 4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을 먹고, 공간을 만들고, 재료를 준비하고, 무엇을 그릴지 영감을 모으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실제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도록 구성하여 당신의 시도가 그저 시도로 그치지 않도록 펜을 쥐어주는 데까지 나아간다. 여타의 컬러링 도서와 달리 우리가 왜 그림을 그리는지, 무엇을 그릴지, 어떤 형태로 완성할지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한 뒤에 그림을 그리도록 해, 정해진 대로 색칠을 하는 게 아니라 내면의 창조성을 일깨우는 즐거운 과정이 되도록 돕는다. 끊임없이 ‘네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뭐야?’, ‘너는 어떤 사람이야?’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기를 권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당신의 취향, 당신의 감정, 당신의 생각이에요.
이제 그것들을 듬뿍 담은 당신만의 색 팔레트를 만들어보세요!
누구나 책상에 한두 개의 색연필은 있을 것이다. 어쩌면 서랍 깊숙한 곳에 어렸을 때 썼던 ‘지구 투명이 12색 색연필’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만큼 색연필은 우리에게 친숙한 도구다. 이 친근한 도구로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인식했던 사물의 색이 아닌, 나만의 색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방법을 이 책은 보여준다. 보편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완전히 다른 색을 입히는 과정은 사물을 새롭게 보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 세상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준다. 수백 개의 색 스펙트럼 중에 좋아하는 색의 조합이 같은 사람은 없는데다가, 혹 같은 조합을 고른다고 할지라도 결국은 다르게 색을 써나갈 테니 말이다.
작가는 책에서 자신이 왜 파스텔 톤에 주목하게 되었는지, 왜 그 색들로 인물화를 그리게 되었는지를 전하며 색연필화의 매력을 십분 이야기한다. 이렇게 쉽게 구할 수 있고, 저렴하기까지 한데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뿐만 아니라 자신의 롤 모델, 멘토, 영감이 되어준 것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며, 어떻게 자신만의 색과 그림체를 갖게 되었는지 보여준다. 같은 그림도 다르게 그리는 원천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는 독자로 하여금 그림을 그리도록 유도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래서 마지막 챕터에서는 실제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가이드가 실려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 7~15개를 명도와 채도에 따라서 구분하고, 그것을 순서에 맞게 칠해 나가는 팁은 물론 드로잉을 할 때 유의할 점도 소상히 설명한다. 자유롭게 선을 그어 패턴을 만들어보고, 주변의 풍경과 사물을 그려본 뒤, 마침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려보자. 이것이 이 책이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