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배신 -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다 잘할 수 있을까?
“당신의 성공은 정당한가요?”
“능력주의에 따른 차별은 공정한가요?”
지금껏 우리가 진리라고 믿은 노력에 대한 환상을 해체하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안 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대한민국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속담들이다. 이 속담들에는 하나같이 무슨 일이든 노력하면 잘할 수 있으니 열심히 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노력의 힘과 위력을 찬양하는 사람이 많다. 노력하면 결국에는 무엇이든 다 잘할 수 있으며, 내가 실패한 이유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믿음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탓이다. 그런데 정말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다 잘할 수 있을까?
『노력의 배신』을 쓴 김영훈 교수는 노력을 많이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노력을 적게 한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노력은 수많은 조건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이 반문한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노력 아니냐고 말이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밝히는 과정을 소개한다.
노력과 재능의 끝없는 대결,
누가 최후의 승자일까?
『노력의 배신』에서는 많은 사람이 ‘1만 시간의 법칙’을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1만 시간의 법칙은 누구든지 무언가에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에 많은 사람이 열광한 것은 ‘누구든지’ 죽도록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 때문이었다.
그런데 말콤 글래드웰이 1만 시간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을까? 그렇지 않다. 저자는 말콤이 주장하려던 것은 ‘노력’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사실 그가 강조한 것은 ‘환경과 기회’다. 상위 1퍼센트의 성공과 부는 뛰어난 재능으로 창출되는 것이 아니고, 그런 재능을 꽃피게 할 환경과 기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기회를 붙잡는 것도 노력하는 사람만이 가능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 책에서는 노력과 재능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과학적 증거를 밝혀 노력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성공의 원인으로 노력과 재능이 몇 퍼센트나 기여하는지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계산해 우리의 이 ‘노력 신봉’이 의미가 있는지 밝힌다.
“우리는 지금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가 개인의 노력만 강조하는 진짜 이유
“그럼 노력하지 말라는 말인가?” 노력이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이렇게 물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런 것이 아니다.
노력 신봉 사회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자신과 타인을 몰아세운다. 노력만이 살길이고, 노력이 모든 사람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역설적으로 노력을 유일신으로 믿으면 믿을수록 우리의 삶은 더 비참해진다고 말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모든 실패가 개인의 노력 부족 탓이 된다. 실패가 거듭될수록 자신이 무능하고 한심하다는 생각에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저자는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한다. 노력 신봉 사회에서 사람들이 성공과 실패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살펴보고, 노력이라는 이름의 무한경쟁이 왜 공정하지 못한지 밝힌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되돌아보고, 타고나는 것과 주어지는 환경을 서로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회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