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 - 외로움과 허무함을 지나는 어른에게
MBC 아나운서 임현주가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과 용기
소설가 임경선, 옥상달빛 김윤주 추천
사람들은 기대감에 의지해 삶을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새해엔 꼬박꼬박 일기도 쓰고 운동도 할 거라는 기대로 새 일기장을 사거나 헬스장에 등록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기대로 괴롭고 힘들어도 오늘치 일을 해낸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더는 다가올 삶이 기대되지 않는다면,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까? 아나운서이자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며 GV와 북 토크를 비롯해 다양한 무대에서 목소리를 내온 임현주에게 ‘언제부턴가 더 이상 기대감이 느껴지지 않는’ 낯선 시간이 찾아왔다. ‘지금은 막막하고 힘들지만 결국 이 시간을 건너고 나면 보다 능숙해지고 시행착오를 덜 겪는 어른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삶을 지탱해왔던 그는 ‘아무리 마음속 불씨를 다시 댕기려고 해도 불이 붙지 않는’ 나날을 헤맬 때도 외로움과 허무함 속에서 기대감을 되찾고자 애썼다. 신간 《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은 그 시간에 대한 담담한 기록이다.
후회될 때야말로, 다시 시작할 때
“어딘가 완성형의 삶이 있을 거라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일도, 사랑도, 행복도 균형점을 갖게 되는 언젠가가. 그런데 잘 만들어가고 있는 줄 알았던 삶이 어느 순간 위태롭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244쪽
매일을 성실하게 보내며 시간이 쌓이면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이 찾아올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돌아보니 조금씩 나이를 먹으며 눈앞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어떤 관계는 무너지거나 잃어버렸고, 괜찮다며 모른 척해온 상처들이 살을 드러내고, 선택하길 외면했던 것들이 나를 돌아봐달라며 보챈다. 마음 한구석에서 허무함이라는 우물을 파는 도르래가 눈물샘을 잡아당겨 출근길에 주륵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이 설렘보다는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점점 꺼져가는 기대의 불꽃을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었다.
당장의 괴로움을 해결하는 법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것들을 제대로 응시하는 것. 외면했던 감정을 차분히 바라보고, 흘러가는 대로 두었던 관계를 정돈하고, 미뤄왔던 선택을 늦은 만큼 현명하게 해내기로 했다. 어른이 되어 갑자기 찾아온 외로움과 허무를 피하지 않고 살아내면서 저자 임현주는 더 나은 어른, 더 나은 자신이 되었고 다시 기대감으로 충만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었다.
나 자신을 바라보고, 마음이 원하는 곳으로 움직이고
매일의 균형을 찾아가며, 좀 더 나답고 행복하게
“할 일은 언제나 있었고, 읽을 책, 쓸 글, 만날 사람에 집중하면 내 안에 튜브처럼 생겨난 구멍을 애써 못 본 체할 수 있었다. 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나로부터.” - 20쪽
이 책은 어느 토요일, 영종도의 한 호텔에서 시작된다. 저자 임현주는 다른 일 핑계를 대지 못하도록 어떤 잡무나 할 일도 챙기지 않고 세면도구와 노트, 책만을 꾸려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변해온 자신을 만났다. 도전 정신이 있고, 마음이 이끌리면 움직이고, 좌절에도 탁구공처럼 곧잘 튀어오르는 기질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그게 전부가 아닌 나. 어떤 점에서는 그보다 찌그러지고, 하지만 그보다 더 성장했고, 그보다 더 움츠러들고, 그리고 그보다 더 담대해진 새로운 자아였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시간은 조금쯤 그를 겁먹게 하기도 했다. 이제야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는데 나를 잘 알지 못한 채로 이미 너무 많은 선택을 해버린 것 같았다. 그러나 동시에 삶의 소중한 것들을 사랑할 시간이 무한정 주어지지 않는다는 자명한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후회와 상처를 받아들이고 아낌없이 사랑하기 위해 다시 움직여야 할 때였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엄마의 기대보다 나를 위한 결정을 내리고, 타인에게 기대는 법을 배우고, 나이 든 몸에 필요한 휴식을 채워주고, 그간 노력해온 자신을 믿고 일과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는 또 한 번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인생의 방향키를 고쳐 잡고, 조용하지만 힘차게 다시 내일을 기대하며 원하는 삶의 모양을 만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진정한 ‘나’로 살아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세심한 ‘페이스메이커’
남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길을 가라는 말은 때로 공허하다. 그러나 저자 임현주가 지나간 시간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이미 늦어버렸다는 후회까지 끌어안으며 끝내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그의 지난날과 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솔직한 용기와 진심 어린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소설가 임경선의 추천의 말처럼 “진정한 ‘나’로 살아가기로 결심한 이들에게, 그리고 다시 내일을 기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세심한 ‘페이스메이커’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