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디까지 기억나니?…
당신의 20세기 기억을 풀가동시켜드릴게요!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상에서 그림일기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다 작가의 80, 90년대 공감 백배 그림 에세이. 가위로 오리던 화려한 종이인형, 도서대여점에서 빌려보던 만화책, H.O.T와 젝키로 대표되던 팬덤과 152 음성사서함, 다이어리에 붙이던 스티커 사진과 양 볼을 가리며 찍던 하두리 캠 등등…. 작가는 그 시절 세기말 키드라면 열광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풍성하게 풀어놓았다. 뿐만 아니라 80, 90년대생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학교 앞 문방구 풍경,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쥬쥬 인형, ‘앞으로 나란히’를 반복하던 아침 조회시간, 이성 친구와의 서툴고 거친 풋사랑, 십 대들의 절대적 유행이던 힙합 바지와 같은 에피소드를 듣다 보면 ‘이건 완전 내 얘기인데?!’와 같은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런 것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다 작가의 그 시절 이야기는 매우 섬세하고 촘촘하다. 또한, 그녀의 거침없는 솔직한 표현과 감성은 여전히 10대 소녀와 같은 유쾌 발랄함이 가득하다. 글을 읽으며 진하게 공감하고 피식 웃다 보면, 마치 ‘덕질’을 할 때 느끼는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소소한 기억이 이렇게 몰입감과 행복감을 줄 수 있다니, 이 시절을 지나온 독자들이라면 ‘추억 덕질’의 재발견을 톡톡히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세기말 키드는 죽지 않아!”
현생에 치이는 어른이 되었더라도, 추억 덕질은 계속되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응답하라 시리즈〉, 〈문명특급〉,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20세기 힛트쏭〉, 〈05학번이즈백〉 등 여러 미디어에서 한참 지난 90년대, 00년대 과거를 담은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고, 특히 3040세대에게 애정 어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나간 과거의 것은 올드한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지만, 일정 시간이 흐르면 다시금 추억의 옷을 입고 매력적인 콘텐츠로 되살아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디지털 매체와 떨어진 일상은 상상할 수 없는 어른이 되어버렸지만,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과도 거리가 멀던 아날로그 키드는 그만의 방식으로 열렬히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내곤 했다. 이 책의 이다 작가는 우리가 좋아하고, 신이 나고, 슬퍼하고, 겁이 났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에피소드를 보며 웃다가도 문득 올라오는 애틋하고 먹먹한 마음은 이미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운 감정만은 아닐 테다. 현실에 파묻혀 무딘 감정으로 살다 보니, 그토록 순수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무언가를 좇은 날들은 희미해져버렸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나만의 보물을 찾던, 두근대며 펜팔 편지봉투를 뜯어보던, 과자 한 봉지와 만화책 한 권만으로 행복하던, 풍선을 흔들며 오빠들을 응원하던 그 시절의 자신이 이제는 낯설기도 하고, 그리워지기도 한다.
좋아하는 것들을 서서히 접어가고, 과거의 기억을 방치한 채 살아가는 어른아이들에게 이 책은 당신이 지난날을 소중히 간직해나가길,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도 괜찮다고, 그 기억과 감정이 분명 오늘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고 따뜻하게 얘기해준다.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세기말의 이야기, 『기억나니? 세기말 키드1999』는 뉴트로 트렌드를 만끽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잊었던 날들을 떠올리게 하는 선물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 1982년 포항 출생.
2000년대 초반 홈페이지를 통해 그림일기로 대중에게 알려진 후, 『이다의 허접질』, 『무삭제판 이다 플레이』 등 다수의 그림 에세이를 발간했다. 솔직한 감성을 바탕으로 생활감과 유머코드가 어우러진 만화와 일기, 도발적이고 강렬한 색채의 회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100% 손으로 그린 여행 노트 『내 손으로, 발리』를 출간한 이후 『이다의 작게 걷기』, 『내 손으로, 교토』, 『내 손으로, 치앙마이』를 속속 출간하여 여행 작가로서의 입지도 다지고 있다. 그림으로 일상과 여행을 기록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끄적끄적 길드로잉』을 펴냈고, 다수의 드로잉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여성 청소년들을 위한 창작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어린 시절 성 지식에 무지해 답답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책 『걸스 토크: 사춘기라면서 정작 말해주지 않는 것들』을 썼다. 2019년부터는 일상적인 창작을 위한 데일리 뉴스레터 ‘일간 매일마감’을 제작해 주요 작가이자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그림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해보는 것이 지금 인생의 소망이다.
목차
서문_이 세상 마지막 아날로그 어린이
Part 01. 세기말 키드
환호 주공아파트 | “열쇠 없어서 집에 못 들어가요.”
종이인형 원정대 | “많은 종이인형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더 갖고 싶었다.”
똥 싼 아이 | “똥은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것!”
초가삼간 | “이불을 들추면 밥그릇도 있고 콩나물시루도 있었다.”
정지와 아궁이 | “내가 아궁이에 불 붙여본 어린이다. 이거야.”
32동 401호 | “가난하지만 행복한 가족의 전형적인 집”
아침 조회 | “너네처럼 엉망인 놈들 첨 본다!”
선물 | “납작한 박스를 뜯는데 손이 살짝 떨렸다.”
나무 타기 | “소녀라면 나무부터 잘 타고 볼 일.”
옥수수 인형 | “어린이는 역시 대단하다.”
ADHD 어린이 | “잠시라도 가만히 있어봐라.”
문방구의 늪 | “외상으로 줄까?”
채변검사 | “사람들은 똥 얘기를 좋아하는구나!”
집 전화 | “폰팅 하실래요?”
혼자 집 보기 | “혼자 있으니 너무나 즐거워요!”
Part 02. 세기말 틴에이저
삐삐- 삐삐- | “친구가 가져왔던 작은 삐삐는 모두에게 충격을 줬다.”
박진영과 누드 사진 | “박진영의 비닐바지, 노팬티 바지, 망사 셔츠”
펜팔 | “잡지를 보면 뒤에 반드시 펜팔 코너가 있었다.”
핸드폰 | “핸드폰이 내 손에 생기자 온 세상이 내 것 같았다.”
P.S.B 와 S.B | “오빠들은 모두 암호를 붙여 불렀다.”
브랜드 | “대부분의 아이들이 게스나 인터크루 티셔츠를 입고 다녔다.”
젝스키스(상) | “재덕오빠 제발 답장해주세요.”
젝스키스(하) | “두 번의 덕질을 젝키를 위해 바쳤고 행복했고 또 불행했다.”
힙합바지 | “저게 뭐고, 똥 싼 바지 아이가?”
만화 | “도서대여점의 전성시대이자, 마지막 시대”
교회동생 | “영도는 잘생긴 얼굴과 달리 순진하고 다소 어리숙했다.”
미술 시간 | “나는 특별해지고 싶었고,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땡땡이 | “나만 이렇게 방탕하게 즐기고 있다는 것이 너무 신이 났다.”
잡지의 시대 | “세기말의 어떤 것은 그립지 않다. 하지만 이건 정말 그립다.”
Part 03. 세기말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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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_세기말 키드를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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