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의 섬진 산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의 섬진 산책

저자
공지영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0-12-10
등록일
2022-08-3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4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PC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2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한 번 뿐인 내 인생, 이렇게 살다 죽기는 싫다.”
나를 사랑하기 위한 노력의 기록
불안이 개인을 잠식하기 너무나 쉬운 시대, 우리는 행복을 느끼기 위해,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각자 방법을 찾아 헤매고 있다. 몇 번의 공중파 TV 출연 이후, 산골의 할머니도 길에서 알아보는 유명인이 된 공지영 작가는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었다는 이유로,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는 이유로 잊힐 만하면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일그러진 표정의 사진이 담긴 기사에는 줄줄이 악플이 달렸고, 마음의 문제는 원인 불명의 심각한 건강 이상으로 연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기까지, 섬진강 변에서 오롯이 혼자 지내며 그가 한 노력을 에세이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냈다.
나 자신을 사랑할래…. 한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결심이다. 그런데 아무 데도 방법은 쓰여 있지 않아서 작가는 거울을 보며 나이 먹은 얼굴과 몸에 “사랑한다”고 어렵게 어렵게 말하기, 혼자 먹더라도 대충 때우지 않고 제대로 식탁을 차리고 천천히 먹기, 사랑하는 존재를 돌보듯 나를 잘 씻기고 입히고 재우기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모든 것에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자전거 타기, 영어나 중국어를 안 해도 삶에 별 지장이 없지만, 그것이 하고 싶으면 연습을 시작한다. 조성진도 김연아도 무대에 서기 전 수없이 많은 연습을 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런데 “자기 자신 사랑하기”도 연습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잊고 지낸 것은 아닌지, 곰곰이 되돌아보게 된다.

“길지 않다, 그러므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내야 한다.”
천천히 길게 보고 불안에 잠식되지 말 것
햇볕, 윤슬, 고양이, 벚꽃… 자연 속에서 매일 노력하여 마음의 평온을 얻은 작가의 작은 시골집에 삶에 의문을 품은 후배 셋이 차례로 찾아온다. 10대 때부터 동생을 돌보며 공부해 대기업에 다니는 H는 해고 노동자를 도우려다 사기를 당해 빚더미에 앉았다. 하루에 13시간 넘게 주말도 없이 일했지만, 여자라고 승진에서 계속 밀어내는 회사에 계속 다녀야 할지도 고민이다. 평생 돈을 벌지 않고 자식에게 기대온 J의 부모는 이제 돈을 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까지 말하지만 J는 나쁜 년 소리 듣기가 무섭고 두렵고 착한 딸로 남고 싶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도 다녀온 S는 육아로 경력 단절이 되었고, 우연히 문자메시지를 보고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어 마음이 지옥이다. 동시에 나이 드는 것이 싫고 받아들이기 힘겹다.
우리는 이들에게서 나와 나의 친구, 언니, 엄마, 이모, 할머니를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의 고민을 듣고 전혀 엉뚱한 말을 꺼내는 것처럼 보이는 작가 역시 에필로그에서 “사실 이 세 명의 후배들에게 해준 말은 실은 나에게 해준 말이었다”고 고백한다. 자연이 주는 경이를 온전히 만끽하며 감사할 시간이 필요하고, 가장 소중한 나를 관계 지키기보다 우선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하고, 길지 않은 인생,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절절하게 와닿는다.
그 과정을 함께하며, 독자들 역시 각자 당면한 문제를 꼼꼼하고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마음이 저릿하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정직하게 맞이한 고통이 실망을 준 적은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언제나 자기 속임수, 자기기만이 문제가 된다. “다 괜찮아, 오늘 행복하면 그만이야, 다 잘 될 거야” 같은 말랑말랑하고 겉으로만 그럴듯한 힐링과 위로의 말 대신 날카롭게 삶의 본질을 파고드는 대화가 오가고 우리는 혹독한 인생의 진실을 가감 없이 마주하게 된다.
인간은 고통 없이 성장할 수 없다. 산다는 것은 중간이 없고, 성장하느냐 아니면 늙어버리느냐의 선택이다.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늙어가는 거라고 작가는 말한다. 문제가 있다는 것은 우리가 힘이 있다는 표징이고 고통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 있다는 징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행복하다고 말하자,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이 책은 그에 대한 대답이다.”
지금, 여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받아들이기
알리고 싶지 않은 개인사와 고통을 두고 온 세상이 떠들었다. 응원도 사랑도 많이 받았지만 괴롭히고 저주하려는 이들이 그런 짓을 못 하게 막을 능력은 없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는데 바로 그들이 원하는 대로 괴롭힘을 당하는 대신 힘겹더라도 내적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고통이 다가왔기 때문에, 하루도 쓰리지 않은 날이 없었기에 작가는 기필코 해답을 찾아야 했다.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어떤 선입견이나 바람이 없이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여태까지 사람들이나 상황을 좋게만 해석하려고 애쓰며 살았다면, 힘들게 그럴 필요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때때로 선의적 해석도 일을 그르치게 만들고 희망도 독이 되기 때문이다. 상황을 낙관적으로가 아니라 똑바로 바라본다는 것, 이것은 결코 비관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지젝이 말한 대로 그것은 또 다른 낙관의 대답이다.
고통스럽다고 생각할 이유가 100가지도 넘는다면 행복하다고 생각할 이유도 100가지도 더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나 자신을 살피고 변화시키는 일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행복은 아침에 해가 떠서 창문 안으로 그 빛을 비추듯 오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지금 여기 우리에게 특별한 위로와 울림을 전한다.


“사랑하는 내 친구들 부디 행복하길, 너희들의 부모가 어떤 사람이든, 너희들의 형제가 어떤 사람이든, 네 과거가 어땠든 네 남편이 무엇을 하든 얼마나 슬펐고 얼마나 많이 울었고 얼마나 외로웠고 얼마나 아팠는지 간에 오늘은 이 세상에 살아 있는 행복을 만끽하기를. 우리는 행복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리라. 그래서가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QUICKSERVIC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