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 절대상식 5 - 아시아 · 중남미 작가
인류 문화사적 흐름에 비춰볼 때 한 세기의 후미에는 항상 전환을 예고하는 의식의 소용돌이가 있었다. 문학이 이러한 의식의 전환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예술의 한 분야임은 말할나위 없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라는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회적·이념적 대전환은 이러한 문학의 예민한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충분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구체적 정황을 들지 않아도 우리는 엄청난 의식의 자장 속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또 진지하게 새로운 대체 의식을 추구하려는 열망을 안고 있다.
이십일세기의 중심에 서서 볼 때 우리의 어제오늘의 문화적 인식은 종합적·본질적 문제보다는 지엽적·분파적 극단 위에 서 있음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분파적·극단적 사고의 벼랑에서 의식을 잃고 추락하기보다는 인간이 걸어온 정신의 광야와,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문화적 정체성을 통한 새로운 의식창조에 정진해야 할 것으로 본다. 즉, 인간에 대한 종합적 사유의 인식이 절실히 필요한 셈이다. 따라서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파주의적 사고의 범람은 혼란과 고립의 문화적 늪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정체의 늪에서 문학을 통하여 새로운 인간 이해의 물길을 트는 정신의 역동성을 추구해야 한다.
이 책이 엮어지게 된 배경은, 인간 이해의 문학적 태도와 인식의 총체성을 통한 소설적 이해를 돕고자 하는 취지에 있다. 그동안 우리는 작품 속에 담겨진 인간 이해의 체계적 인식에는 다소 소홀하게 대하여 온 감이 없지 않다. 즉 세계의 대표적 작품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양이, 앞으로 전개될 문학의 이해에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의 기초가 된다는 사실에 대해 이 책은 관심을 가지고 엮어졌다. 이러한 관심은 앞에서 말한 분파주의적 사고의 위험을 극복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 책이 엮어지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그리고 중앙일보사에서 간행한 “오늘의 세계문학”, “중국 현대문학 전집”, “소련 동구권 현대문학 전집” 등의 도움이 컸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