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몽쌍룡기 2 - 삼대록계 국문장편소설 : 이화한국문화연구총서 10
〈현몽쌍룡기〉는 〈조씨삼대록〉의 전편으로 대표적인 연작형 삼대록계 三代錄係 국문장편소설이다.
〈현몽쌍룡기〉는 18권 18책으로 작자는 미상이며 정확한 창작 연대는 알 수 없으나 18세기에는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현몽쌍룡기 現夢雙龍記 〉 라는 제목은 조숙의 아내 위부인의 꿈속에 두 마리 용이 똬리를 틀고 머리를 낮추어 위부인의 품속에 달려드는 태몽의 내용에서 비롯된다. 두 마리 용은 곧 쌍둥이 형제인 조무와 조성을 상징하는데 조무와 조성은 대조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조무가 호탕한 풍류남아, 영웅호걸의 면모를 지닌다면 조성은 온화한 대현군자의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조무와 조성이 겪는 부부 갈등은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조무와 조성의 아내인 정소저와 양소저도 비슷한 고난과 해결 상황을 보여주지만 조무와 조성이 자신의 아내를 대하는 태도나 부부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은 대조적으로 제시된다. 조무가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놓고 표현하며 아내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다가도 아내에 대한 오해가 생겼을 때는 아내에게 가혹하게 대한다면 조성은 평소때는 아내에 대한 애정을 절제하지만 아내에 대한 오해가 생겼을 때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아내를 대한다. 이러한 대조적인 양상을 통해 올바른 치가 治家 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데 여기서 〈현몽쌍룡기〉를 읽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현몽쌍룡기〉에는 조무와 조성의 아내인 정소저와 양소저의 여성 고난담이 두드러진다.
특히〈현몽쌍룡기〉의 정소저와 양소저를 고난으로 이끄는 원인 제공자는 어리석은 아버지와 악한 계모, 악한 오빠와 같은 친정 식구들이다. 또한 조무가 조씨 가문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장인 정세추를 조롱하자 조무와 정소저의 새로운 갈등이 야기되기도 한다. 이처럼 여성 주인공의 고난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친정 식구이며, 친정아버지를 무시하는 남편의 태도가 새로운 부부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당대 여성 독자층에 더욱 어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불화와 반목의 씨를 배태하고 있는 친정의 치부를 보면서 시집간 여성이 겪는 심적 고통과 친정을 감싸 안으려고 하는 여성 인물의 심리는 여성 독자층의 심정적 동조를 획득할 수 있었던〈현몽쌍룡기〉의 흥미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심각한 사건 사이사이에 삽입되어 있는 조씨 가문의 딸과 서모, 사위의 농담과 한담은 현대 독자가 〈현몽쌍룡기〉를 읽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어로 새롭게 옮긴 〈현몽쌍룡기〉는 고어 투의 문장을 현대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손질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들은 친절하게 주석을 붙여 연구자나 현대 독자 모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제 18세기 사대부 가문의 파란만장한 가족 서사가 웅장하게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