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열, 검은 마차가 와요. 아홉, 검은 마차가 교문에 들어와요. 여덟…… 셋, 검은 마차가 골마루를 따라와요. 둘, 검은 마차가 교실 앞에 있어요.
하나…….
그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나 다음에는 뭘까?”
그것들은 불현듯 찾아온다. 살 만하면. 인생의 최고의 순간에도 어김없이. 그리고 심지어 한 인간이 가장 불행할 때마저.
그것의 형태는 새로 온 말끔한 알바생이거나, 고속도로에 나타난 검은 마차이거나, 초능력 소녀를 가장할 수도 있다. 또는 어느 날부터 내 주위를 기웃대는 정체불명의 검은 정장 사내들일 수도 있고, 나무 아래 앉아 있는 얼굴색이 파란 남자의 모습으로도 불쑥 찾아올 수 있다. 죽음 직전 코마상태 환자의 환상의 형태로도... 오는 그것들의 경계는 없다.
그것은 ‘공포’로도 단순히 명명할 수 없는, 끔찍하고 상상조차 하기 싫은 그 무언가이다.
저자소개
비가 올 때였다. 밤이었고 나는 혼자였다. 우산을 든 손등이 젖고 있었다. 텅 빈 거리마다 빗물에 섞인 가로등 불빛이 땅에 고여 있었고 하늘에서는 창백한 달빛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문득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 꺼진 유리창에 맺혀 있는 것이 눈동자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달리는 그 편집증이 또 한 번 나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고개를 돌렸을 때 내가 과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두 눈을 번뜩이며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건 과거가 아니었다. 그래서 쓸 수밖에 없다. 그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라면…
※작가의 다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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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는 결코 뒤집을 수 없다》(엔블록미스터리걸작선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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