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서양철학사
20세기 대표 지성 버트런드 러셀의 대표작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양 철학의 지평을 넓힌 세기의 고전
철학자, 수학자, 사회운동가, 교육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20세기 대표 지성 버트런드 러셀의 명저 『러셀 서양철학사』는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현대 분석철학까지 서양 철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철학자의 주요 사상을 사회문화 및 정치적 배경과 연결하여 러셀의 관점에서 쓴 철학 고전이다. 기존의 철학 책과 달리 저자의 고유한 철학적 관점과 참신한 분석적 방법으로 수많은 철학자의 사상을 일관되게 해석하고 비판한다. 또한 철학이 사회문화나 정치적 환경과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는지 종교, 수학, 과학 같은 다른 분야와 연결하여 보여 준다. 고대와 중세 그리고 근현대를 지배한 철학적 주제를 각각 찾아내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논평 속에는 철학적 통찰력과 예리한 분석력이 번뜩이고, 러셀 특유의 재치와 해학이 전반에 흘러 단조로운 통상의 철학사 책보다 읽기 쉽고 재미있다. 이러한 이유로 『러셀 서양철학사』는 서양 철학사의 정전(正典)으로 인정받는다.
러셀은 이 책에서 2500년 동안 발전해 온 서양 철학에서 일관된 철학적 주제를 하나하나 찾아내 흥미진진하게 논의한다. 그러나 어떤 철학자도 단순히 숭배하지 않고 분석적 방법을 적용하여 신랄하게 비판하는데,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솔직하게 모른다고 시인한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명료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러셀에게 철학은 분석적 방법을 통해 확실한 지식을 얻고자 노력하는 여정이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는 세밀히 조사하고 기초 원리를 끈질기게 검토하고, 근거가 옳지 않다면 어떤 전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는 러셀이 제시한 분석적 방법의 핵심이다. 역자 서상복 교수는 러셀의 이러한 끈질긴 연구 방법 덕분에 오늘날 중요하다고 여기는 철학적 주제가 러셀의 여러 저작에서 이미 검토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러셀 서양철학사』는 고대, 중세, 근현대의 철학 대가들을 명료한 언어로 비판함으로써 진리 탐구의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좋은 본보기”라고 평한다.
버트런드 러셀이 고유한 관점과 분석적 방법으로
2500년 사상의 흐름을 명쾌하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다
『러셀 서양철학사』는 크게 고대 철학, 가톨릭 철학, 근현대 철학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제1권 고대 철학」에서는 소크라테스 전후의 그리스 철학에 대해 다루고, 고대 그리스 철학자가 찾아낸 주요 주제가 어떻게 중세 가톨릭 철학에 편입되고, 근현대까지 살아남아 당대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보여 준다. 러셀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 철학은 정념을 중시하고 종교에 몰입하는 경향과 경험을 중시하고 합리주의를 내세우는 경향으로 나뉘며, 두 경향이 그리스 문화를 지배했다. 그리고 후자의 경향은 중세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다가 근대 철학에서 되살아난다. 말하자면 철학을 탄생시킨 그리스 문명은 중세 그리스도교 문명의 출현에도 일조했으며, 르네상스 운동의 원동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근대 철학의 사상적 원류다. 다만 그리스인의 기여는 수학과 연역 기술을 발명했다는 점에 국한한다. 기하학은 그리스인의 독창적 발명품인데, 기하학이 없었다면 근대 과학은 성립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특정한 사실을 관찰하여 귀납적으로 추론하는 과학적 방법은 근대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단서를 붙인다.
「제2권 가톨릭 철학」에서는 가톨릭 철학이 중세를 어떻게 지배했는지 보여 준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역사적 한계를 뛰어넘어 각각 교부 철학자와 스콜라 철학자에 의해 수용되어 독특한 신학 체계로 발전했다. 당시 가톨릭 철학은 유럽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했으며, 가톨릭교회 내부에서 일어난 정통 신앙과 이단 사상의 충돌은 가톨릭 제도 개혁의 계기인 동시에 종교개혁의 발단이 되었다. 러셀은 초기 교부 철학이 어떻게 플라톤의 철학을 가톨릭 교리에 편입시켰고, 교회가 공인한 철학 속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어떻게 편입되었는지 명쾌하게 풀어낸다. 가톨릭 철학은 중세 1000년을 지배한 사고방식이자 지배 이념이었다.
「제3권 근현대 철학」에서는 근대 철학의 주요 사상을 명확하게 짚어 내고, 현대 철학의 흐름을 미리 보여 준다. 근대 철학은 과학의 권위를 받아들이면서 시작되었다.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사회?정치적 상황은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었으며, 이를 배경으로 마키아벨리의 정치 학설이 출현했다. 사회는 불안정했으나 예술 분야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산치오 등 천재의 활동이 왕성했다.
17세기에 데카르트를 시작으로 개인주의와 주관주의 경향이 뚜렷한 근대 철학이 등장했다. 근현대 철학은 주관주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