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 불가코프의 환상적 사실주의 소설 『거장과 마르가리타』제2권 완결편. 재치 넘치는 풍자, 판타지를 통해 광기와 비합리성이 지배하는 러시아 사회를 날카롭게 해부한 작품이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사라지고, 환상과 현실이 교차되는 가운데 1930년대 소련 사회의 실체가 매섭게 드러난다.
어느 봄날 해질 녘 검은 마술 교수 볼란드가 수상해 보이는 세 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모스크바에 나타난다. 우연히 그와 대화를 했던 편집장은 교수의 예언대로 목이 잘려 죽고, 이 광경을 목격한 시인은 미쳐버리며, 행방불명되거나 정신이 이상해지는 사람이 속출한다. 극장 천장에서는 지폐가 쏟아져 내리고 위조지폐가 범람하며, 잇따라 불이 나는 등 모스크바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는데….
☞1991년 한길사에서 출간된 이 책은 번역을 다시 손질하고, SF 칼럼니스트 김태영 씨의 해설을 곁들여 재출간했다.
저자소개
미하일 불가코프 1891~1940 - 키예프에서 태어나 키예프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우크라이나 남서부에서 군의관으로 일했으나 건강 때문에 그만둔 후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신문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한동안 신문·출판업에 종사하기도 했다. 불가코프는 《백위군》, <악마 이야기> 등을 발표하고, 극장에서 상영을 시도하지만 소비에트 사회에 노골적인 적의를 나타냈다는 이유로 여러 번 검열에 걸린다. 이후에도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상영을 금지당하거나 상연 후 혹평을 받는 등 수모를 겪었다.
불가코프는 의학도로서 자연과학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개의 심장>, <비운의 달걀>과 같은 선구적인 SF소설을 쓰기도 했는데, 이로써 자신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현하면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유머 넘치는 문체로 소비에트 연방의 폐쇄적이고 불합리한 사회 시스템을 통렬하게 풍자한다.
불가코프는 1940년,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퇴고를 앞두고 급속히 시력이 약화되었고, 결국 고혈압성 신장경화증으로 사망하는데, 그의 사후 20년 만에 《거장과 마르가리타》가 상당 부분 삭제된 형태로 《모스크바》지에 발표되면서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했다. 이후 그의 모든 작품이 재평가되어 찬사를 받았다. 그 밖에 《적자색 섬》, 《도망》, 《위선자의 음모》 등의 작품이 있다.
옮긴이 박형규
전북 남원 출생으로, 한국외국어대 노문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노문학과 교수·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러시아연방 국제러시아어문학교원협회 상임위원회 상임위원 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러시아문학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연방 국제러시아어문 학교원협회 푸쉬킨 메달을 수상했으며 러시아연방 국가훈장인 우호훈장을 받았다.
역서로는 톨스토이 자전적 3부작 《유년시절》, 《소년시절》, 《청년시절》,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예술이란 무엇인가》, 《인생에 대하여》, 《독서의 고리(인생독본)》, 《인생의 길》, 도스토예프스키 《가난한 사람들》, 《이중인격》, 《죄와 벌》, 《백치》,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 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푸쉬킨 서정시집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체호프 단편선집 《사랑스러운 여인》, 희곡집 《벚나무 밭》, 《바냐 외숙》 등, 고골리 단편선집 《외투》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