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야 했다.
발그레 얼굴을 붉히던 수줍은 소녀도,
꽃비 나리는 가운데 함께 오르던 월영루도,
갓 몽우리진 매화가 소리를 내며 터지던 환희의 밤도.
매화꽃이 지기 전에 성혼하자던 그 언약의 말도…….
어미를 잃고 나라를 잃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그 순간.
검게 변한 마음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달그림자 부서지고 매화우 흩날리면
메마른 마음 사이 묻어놓은 그리움이 떠오르는데…….
저자소개
이 서 윤
착실한 직장인에서 일탈을 꿈꾸고파 글을 시작한 소심쟁이.
꿈은 이뤄진다(夢想成眞)라는 믿음을 가진 낭만주의자.
해피엔딩이 좋아 로맨스를 쓰는 해피엔딩 마니아.
작가연합 ‘깨으른 여자들’에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