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넘의 세상
<외계인이 지배하는 세계>
서기 2015년, 스스로를 <휘넘>이라고 부르는 말horse과 똑같이 생긴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여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은 휘넘의 승리로 끝나고, 지구는 휘넘이 지배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오백년 후, 지구상에 사람은 휘넘이 사육하는 식용 사람, 휘넘의 도시 뒷골목에 숨어서 쓰레기를 먹고 사는 도둑 사람, 그리고 산과 들판에서 살아가는 야생 사람으로서만 남게 된다.
<휘넘의 인간 말살 정책>
휘넘 중 명예욕에 불타는 천재 수의사 `히쁘끼`는 자신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은밀한 계략을 세운다. 그는 사람에게만 전염되는 강력한 전염병을 개발하고 이를 사람에게 퍼뜨린다. 강력한 전염성 때문에 처음에는 수십 명이, 이어서 수백 명이, 나중에는 수천 명의 사람이 병에 걸려 죽어간다. 원래 그는 처방을 함께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은 그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휘넘 정부는 농가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감염지역 농장에 있는 사람을 모두 살처분하고 농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다.
<마지막 지구인의 전설>
사람 몰살에는 예외가 없었다. 야생사람의 우두머리인 <마르크스>도, 탈출한 식용사람인 <이멜다>도 모두 살처분의 대상이 된다. 이 와중에 초능력을 각성한 애완사람인 <야신>과 도둑사람의 우두머리인 <히틀러>는, 휘넘이 지구를 지배하기 이전의 <원시시대>에는 휘넘이 아닌 <원시인>이 지구를 지배했음을 알게 된다. 그들은 우연치 않게 500년간의 동면 실험에서 깨어난 21세기의 지구인 조영동과 안영희를 만나, 휘넘의 지배를 벗어나고자 절망적으로 발버둥친다.
<과연 SF인가? >
소설 속에서 휘넘들은 사람고기를 즐겨 먹는데 가장 비싼 부위는 <숫처녀 꽃등심>이다. 사람 사이에 전염병이 돌자 휘넘 농가를 걱정한 당국은 모든 농장의 사람을 집단 폐사시키기로 결정한다. 이 소설은 그만큼 엽기적이다. 그러나 한 번 돌이켜 생각하면 상상력이 기발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단지 인간 중심의 문명을 짐승의 눈으로 한 번 생각해본 관점의 전환일 뿐이다. 짐승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은 이 소설보다 훨씬 더 엽기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