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
여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정희재가 전하는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
국내 최초로, 중국의 점령을 피해 인도로 망명한 티베트인들의 정착 이야기와 삶의 지혜를 소개한 정희재의 에세이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가 샘터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인도, 네팔에 망명한 티베트인들과 나눈 우정과 고난을 자청한 티베트 여행을 통해 고통스런 삶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는 무엇인가 탐색한다.
생애 단 한 번의 모험
- 한 편의 첩보 영화와도 같은 티베트 여행 이야기
티베트에서 인도로 망명하려면 5천~6천 미터의 히말라야를 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티베트인들이 목숨을 잃거나 치명적인 병을 얻는다. 자유를 찾아 떠나는 이 탈출 여행은 ‘세상에서 가장 혹독한 모험’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티베트 친구들이 들려준 이 생사의 여정에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고통에 함께 동참한다는 생각에서 위험천만한 티베트 여행을 시도했다. 중국 당국의 여행 허가서 없이 티베트에 들어가 잠행하듯 곳곳을 둘러보기로 한 것이다. 중국 군대의 검문소를 피해야 하는 이 모험은 오지인 서부 티베트, 우리가 수미산이라고 부르는 카일라스 산까지 이어졌다. 편안하고 안락한 길을 택하지 않고 티베트 친구들의 마음을 어깨에 얹은 채 떠난 티베트와 카일라스 여행은 그래서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나 자신’과 ‘삶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순례가 되었다.
광활한 서부 티베트의 오지를 배경으로 마치 중국 공안에 쫓기는 티베트 망명자처럼 숨어서 여행하며 바라본 티베트의 현실과 인생에 대한 통찰은 그 자체로 스릴 넘치는 한 편의 드라마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그러나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
-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
인도의 티베트인 정착촌 어린이들은 길가에 작은 돌멩이로 담장을 만들어 놓는다. 혹시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르고 개미들을 밟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미물들도 언젠가 한 때는 나의 어머니였다고 믿기에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들의 조국을 무력으로 짓밟은 중국 정부의 잘못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이러한 티베트인들과의 만남은 크고 작은 인생의 상처로 좌절한 한 여행자를 바꿔 놓았다. 티베트인들과 온 가슴으로 껴안은 만남이 있은 뒤 저자의 마음속 ‘얼음가시’에 균열이 왔기 때문이다.
티베트에 가족을 두고 고아 아닌 고아의 삶을 살아가는 티베트 아이들, 히말라야 탈출 길에 죽은 동포를 두고 떠나 온 아픔을 잊지 못하는 직메, 출구 없는 망명자의 삶과 외로움에 지쳐 불교에서 금하는 자살을 택한 젊은이 된둡 켈상, 자신도 망명자 처지이면서 가난한 인도인을 돕는 잠빠, 라싸에서 한 칸의 방이라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최선의 독립운동이라고 말하는 다와, 사원에 몰래 달라이 라마 사진을 간직한 승려 롭상……. 이들의 가슴 저린 사연에 공감하면서 저자는 마음 속 얼음가시가 스르르 녹는 치유를 체험한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사연이 가슴을 흔드는 울림과 깊은 성찰로 어우러져 있는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는 티베트라는 독특한 렌즈로 들여다본 삶의 철학서이다. 때로는 가슴 뭉클한 사연이, 때로는 시원한 유머가 저자 특유의 아름답고 간결한 문장에 담겨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모두 함께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 인세의 일부는 티베트 난민 후원에 쓰여
God is busy, can I help you? (신은 바쁘시니 내가 도울 일이 없을까?)
이 말은 저자인 정희재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라고 한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신이 도우실 것이라고 미루지 말고 세상을 개선하는데 적극 나서라는 뜻이다. 티베트에서 배운 사랑을 돌려주는 뜻에서 이 책의 인세 일부는 티베트 난민을 후원하는 데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