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숲속의 보물찾기

숲속의 보물찾기

저자
편집부
출판사
북토피아
출판일
2004-03-09
등록일
2004-03-09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95 Bytes
공급사
북토피아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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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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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바이올린 하나 들고 숲속 보물찾기에 나섰네

숲의 메트로놈, 새의 목젖은 갈참나무 잎사귀를 똑똑 끊어

한낮의 햇살 속으로 던지고 있었네

내 점심은 흰꽃, 새알, 버섯은 후식이라네

숲의 번식을 준비하는 야생 동물의 활기로 가득 차고

나는 나무 밑동을 뒤지거나 딱따구리가 파 놓은 구멍에

손을 넣어 보며 덤불 헤쳐 나갔네


몇 년 전부터 나는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다. 머리를 꼭지점으로 두 손을 어깨 넓이로 벌려 삼각형을 만든 후 다리를 허공에 가볍게 띄워올린다.


지구를 들어올린다는 생각으로, 나는 내 온 존재를 두 팔과 정수리의 힘만으로 버티고 서는 것이다. 어느 날 문득, 허공에 매달린 채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 후로 생긴 습관이다.


문을 걸어 잠그고 방바닥에 머리를 박는 순간, 약 15㎠의 공간은 신성한 상상의 대지가 된다. 나는 온전히 한 그루 물푸레나무나 떡갈나무가 되는 것이다. 머리는 땅에 벋어내린 뿌리가 되어 수맥에 가 닿고 두 다리는 줄기가 되어 공중에서 자라난다.


단전 깊숙이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으로 내 탁한 언어와 망상을 흙의 정수(精粹)와 해맑은 침묵의 공기로 갈아 넣는 것이다. 한 번 물구나무서기 할 때마다 한 잎씩 이파리를 피워올린다. 이파리가 무성해질수록 나는 더욱 튼튼한 현실의 뿌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두 다리를 벽에 기대고도 휘청거리던 몸이 차차 중심을 잡더니, 그 다음은 벽에서 두 주먹만큼의 거리를 떼고, 이제는 마음 내키면 언제든지 방 한가운데에서도 물구나무서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쏟아지는 온갖 영상과 정보와 소음 속에 머리를 휘적시고도 청정한 詩心에 이르기까지 나는 수천번 바닥에 머리를 박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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