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로부터 배웁니다 - 일에 대한 관점도, 삶을 위한 태도도
저 브랜드는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 걸까?
나는 거기서 어떤 의미를 발견해 내 일에, 내 삶에 적용할 수 있을까?
일상의 브랜드를 읽는 새로운 시선
그간의 브랜드 관련 책들은 시중의 유행하는 브랜드들을 모아서 ‘이런 것들이 요즘 뜹니다’라거나 ‘이런 방식을 통해 브랜딩했어요’라고 전달하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일에서도 생활에서도 브랜드를 가까이하며 살아가는 저자가 각각의 브랜드를 경험하며 발견한 ‘생각과 관점’을 풍부하게 전달하며 삶의 태도까지도 돌아보게 해준다.
“브랜딩이라는 게 꼭 직업으로 브랜드를 다루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 하나 정도는 깊이 들여다보고 분석하고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이해해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브랜드를 통해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도 있고 가끔은 브랜드가 전하는 메시지대로 행동하고 살아볼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이야기들을 한 번쯤 편하게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342쪽
네이버에서 브랜드 기획자로 일하는 저자는 업무를 할 때도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들을 레퍼런스 삼아 많은 도움을 받는다. 워낙 애정하며 들여다보는 브랜드가 많기에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뭐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오히려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 많은 것을 어떻게 다 나열하고 그중에서 어떻게 하나만 고를 수 있나 싶어서다. 대신 ‘과연 좋은 브랜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름의 답을 하곤 한다. ‘브랜드를 만든 사람의 가치관과 소비하는 사람의 가치관이 일치하는 브랜드’라고 말이다.
이 책에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브랜드들이 어떻게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자기답게 표현하고 완성했는지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작게라도 우리를 움직인 포인트들을 어떻게 내 것으로 배워나갈 수 있는지 고민해보려고 한다.
이 브랜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놓았을까?
자꾸만 되감고 싶은 18가지 브랜드 이야기
엄선하고 또 엄선한 최고급 원두를 사용하면서도 자신들이 최고급 커피라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네스프레소, 시장 조사는 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시대의 맥락에 대한 조사만큼은 누구보다 철저하게 하고 있는 발뮤다, 사전을 편찬하듯 자기만의 언어를 완성해나가는 애플, 여행자에게 통 경험을 선사하는 안테룸 호텔 교토, 형태가 본질을 완성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가져다준 뱅 앤 올룹슨, 한 사람의 이름을 넘어 변하지 않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조던, 도시 전체를 브랜딩한 포르투닷, 어느 내용이든 어떤 필기류든 모든 것을 유연하게 담아내는 로디아, 타인의 욕망을 디자인하는 젠틀몬스터, 서로가 서로의 팬이 되는 프리미어리그, 여행자로서의 태도를 제안하는 리모와….
이 책에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낯설지만 반가운 18가지 브랜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결국 브랜딩이란 자기다움의 결과물을 가지고 더 크고 깊은 자기다움을 찾으러 떠나는 여행과도 같으니까요. 방점이 ‘나’라는 존재에 찍히는 게 어쩌면 아주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죠.” -346쪽
‘지금껏 살아오면서 당신 곁에 가장 가까이 있었던 브랜드는 무엇인가요? 그렇다면 그 브랜드가 당신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브랜드인가요?’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자연스레 찾아질 것이며, 주위에 펼쳐져 있는 갖가지 브랜드들이 조금은 더 흥미롭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오늘은 또 어떤 브랜드에서 무엇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를 테니 말이다.
현재 네이버에서 브랜드 경험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광고, 콘텐츠, 서비스 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를 경험했지만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만드는 ‘기획자’로 불리는 것이 제일 편하고 좋다.
크리에이티브만 많으면 다인 줄 알았던 올챙이 시절을 호되게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기획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과거부터 미래까지 모두 챙겨야 하는 ‘찐 3D업’이라는 것을 깨닫고 더 애착을 가지게 되었다.
기획을 잘하고 싶어 무작정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정해진 영역도, 명확한 커리어 패스도, 검증된 스킬도 없는 기획자에게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것이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책과 함께 조금씩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브런치에 소개했고,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큰 공감을 얻었다.
엄청난 다독가나 속독법의 고수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기획하는 사람의 눈으로 책을 들여다보고 그렇게 모인 생각의 조각들을 기획자로서의 본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책은 하나의 멋진 브랜드이자 온전한 기획의 산물이라고 믿는 사람. 책으로부터 사람과 세상을 읽어 내기 좋아하는 사람. 새 아이폰 구경하는 심정으로 신간 도서들을 탐닉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브런치: https://brunch.co.kr/@moonkka
인스타그램: @keidiwai
프롤로그 | 브랜드를 번역하는 사람들
01 그 자체로 충분히 훌륭하다는 것 - 네스프레소 Nespresso
02 맥락 위에 존재한다는 것 - 발뮤다 BALMUDA
03 자기 언어를 가진다는 것 - 애플 APPLE
04 이야기를 가꾼다는 것 - 테드 TED
05 아이덴티티를 숙성한다는 것 - 뵈브 클리코 Veuve Clicquot
06 시퀀스를 만든다는 것 - 안테룸 호텔 교토 Hotel Anteroom Kyoto
07 생각을 렌더링한다는 것 - 픽사 Pixar
08 아이콘이 된다는 것 - 컨버스 CONVERSE
09 형태가 본질을 완성한다는 것 - 뱅 앤 올룹슨 BANG & OLUFSEN
10 기대를 설계한다는 것 - 조던 JORDAN
11 ‘따로 또 같이’ 간다는 것 - 포르투닷 Porto.
12 캐릭터를 추출한다는 것 - 크리드 CREED
13 유연한 결을 갖는다는 것 - 로디아 RHODIA
14 다른 철학을 담아낸다는 것 - 와사라 WASARA
15 모든 문을 연다는 것 - 카우스 KAWS
16 서로가 서로의 팬이 된다는 것 - 프리미어리그 Premier League
17 욕망을 코딩한다는 것 - 젠틀몬스터 GENTLE MONSTER
18 태도를 제안한다는 것 - 리모와 RIMOWA
에필로그 | 우리가 펼쳐놓은 단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