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심리학 - 고단하고 목마른, 하지만 그것도 괜찮은 우리네 일상에 부치는 작은 글들
각자의 마음속에 ‘박힌 못’과 그 자리에 심는 ‘아름다운 꽃’!
현재의 우리 삶이 훈훈해질 거라는 정겨운 훈수를 곁들이는 심리학 에세이!!
이처럼 이 책 『따뜻한 심리학』은 가슴 깊은 곳에 오래 머물러 있던 자신의 체험과 소소한 일상을 드러낸다. 그럼으로써 독자들에게 속내를 고백하듯 우리네 각자의 마음속에 ‘박힌 못’과 그 자리에 심는 ‘아름다운 꽃’을 끄집어낸다. 그것은 그 경계에 있는 우리의 삶과 일상이다. 또한 고단한 삶의 여정에서 불쑥 찾아오는 슬픔이나 오로지 온몸으로 버텨야 하는 처연함의 반대편에서 손짓하는 역설, 즉 아픈 곳에서 다시 피어나는 아름다운 우리의 삶에 대한 소망 같은 것이기도 하다.
특히 이 책의 1장은 그리움으로 가득한 글들을 모았다. 김장김치를 맛보며 돌아가신 엄마의 부재를 떠올리고 피고 지는 꽃들을 지켜보며 그 계절감에 흠칫 놀라 고향에 대한 향수를 흩뿌리고 무심한 자신을 질책한다. 노래를 들으며 신화 속으로 떠난 이들을 추억하고 따뜻한 인연과의 잊지 못할 옛 기억을 소환한다. 저자는 자신이 60년대 중반에 태어난 경남 하동 출신의 86세대라며 ‘민증을 먼저 까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그 유명한 홍콩 영화 〈화양연화〉에 나오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했던 시간’이 언제였냐고? 그러면서 각자 자신의 인생 봄날을 회고할 때 가득한 낭만과 추억이 있다면 현재의 우리 삶이 정겹고 훈훈해질 거라는 훈수를 곁들인다. 떠올릴 때마다 마냥 편하고 좋은 게 봄볕 같은 상상이다.
우회 없이 직선으로 날아드는, 일상 언어로 풀어쓴 심리학적 영화비평
무엇보다 인문학으로 만나는 즐거움과 그 여백을 담은 책!!
이 책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영화비평이 많다는 점이다. 저자가 심리학자 이전에 열렬한 영화 마니어인 데다가 영화나 미술작품에 대한 비평 글을 각종 매체에 기고하는 문화평론가 역할을 자임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와 드라마는 전체 글감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다. 저자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영화나 드라마 속의 설정이나 스토리 그리고 주요 인물 캐릭터에 대한 디테일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전문가답게 사람 내면에 자리한 심리구조와 인간 본연의 욕망과 인과관계 등을 분석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21년 하반기의 최고 히트상품이라 할 수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고 현실성이나 개연성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일종의 성인용 ‘잔혹동화’라 평한다. 거기에 진화심리학자 더글러스 켄릭 등이 얘기하는 인간의 7~8 가지 본능이 작품 속 인물들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분석을 보탠다. 즉 기훈(이정재 분)-상우(박해수 분)-일남으로 대표되는 협력본능, 경쟁본능, 자극추구본능의 전형적 인물들이 펼치는 극한의 데스게임을 통해 벼랑 끝에 선 인물의 헛된 꿈과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영화는 120분 내외의 짧은 시간 안에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나 그 구조 등을 요란하게 관통하거나 예리한 칼날로 단면을 찍어내곤 한다. 그런 이유로 영화는 인간의 숨은 욕망과 수수께끼 같은 심연 그리고 그 상호작용을 압축적으로 반영하는 서사가 되곤 한다. 당연히 심리학자의 이목을 잡아당기는 함축적인 소재다. 저자 역시 비평을 통해 ‘오징어 데스게임’의 가혹한 현실 외에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집단인 가족과 집의 의미를 인간의 본능과 대비해 설명하려 한다.
저자의 관심사 혹은 오지랖이 이어진 곳이 영화나 드라마뿐 아니라 그윽한 향취가 있는 시와 소설, 미술작품, 서점, 산과 들 그리고 바다가 있는 공간, 자연 등으로 포물선을 그리듯 이어지는 것은 이 책을 읽는 큰 즐거움이다. 우회 없이 직선으로 날아드는 심리학적 분석 외에 인문학적 침잠이나 호기심이 짙게 묻어 있는 대목을 찾아가는 것 역시 이 책의 관전 포인트라 여겨진다. 맹목의 관심이나 천진스레 소통하려는 손짓의 다른 이름이 곧 마음을 열어가는 심리학일 수 있음도 이 책의 여백이고 희망이다.
심리학자, 문화평론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실, 예술의 전당 내 국립예술단체연합회, 고려대학교 인문예술과정 주임교수를 거쳐 현재 융합심리학연구소장으로 있다. 대학, 언론, 정부 부처, 공기업, 사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으며 동서고금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복합적 콘텐츠 개발에 애쓰고 있다.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의 원고를 작성하거나 정관계나 학계 유명인사들의 스피치 라이터로 활동한 특이한 경력도 있다.
대학원 재학 중 심리학(마음)과 의학(몸)을 결합시킨 새로운 융복합 학문을 연구해 보겠다는 야심찬(결과적으로는 무모한) 계획을 꿈꾸며 유학을 떠났다가 좌절했다. 천재도 하기 힘든 일을 범재가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알게 된 쓰라린 경험이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80년대 말 20대 후반에 시작된 그의 지적 탐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일반심리학,진화심리학, 융심리학, 뇌과학, 신경의학, 신학, 미술사 등 다양한 전문 분야 및 관심사의 문화평론 담론들을 조선, 동아, 한경 등의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TV 패널이나 강연자로도 활동 중이다.
고려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비롯한 국내외 몇 개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학부에서 심리학과 의학을, 대학원 석사과정에서는 임상심리학·문화심리학 그리고 의학을, 박사과정에서 대체의학을 전공했다. 저서로 『재벌총수는 왜 폐암에 잘 걸릴까?』, 『심리학으로 풀어보는 삼국지』(근간) 등이 있다.
저자소개
여는글
1장 | 늘 그립다가 문득 사무치게 그리울 때도 있다
2장 | 라면은 왜 '파송송 계란탁' 해야 맛있나?
3장 마음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피우며
4장 '김지영'이 걸었던 길을 우리 딸들에게도 걷게 할 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