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로 태어나서
당신과 고기 사이에,
한번쯤은 놓여야 할 이야기
“세상의 더 낮은 곳을 보는 사람”(김민식 MBC PD), 작가 한승태가 한국 식용 동물 농장 열 곳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자기 자신과 그곳에서 함께한 사람들 그리고 함께한 닭, 돼지, 개 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노동에세이이자 ‘맛있는’ 고기(닭, 돼지, 개)와 ‘힘쓰는’ 고기(사람)의 경계에 놓인 비망록이다.
전작 『인간의 조건》을 통해 꽃게잡이 배에서 편의점에 이르는 여러 일터에서 체험한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를 기록했던 저자는, 고기를 위해 길러지는 동물들이 어떻게 살다가 죽는지 4년 동안 일하면서 경험했다. 시작은 “내가 알고 있던 동물이 그곳에는 없었다”는 단순한 충격과 공포로 인한 호기심이었지만, 닭, 돼지, 개 농장을 거치면서 생명의 존엄과 윤리에 대한 문제부터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까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노동하는 인간의 삶을 담은 담담한 에세이이면서도, 자연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찰부터 한국 식용 고기 산업 생태계의 단면에 대한 사회적 관찰까지 다양한 화두들을 제기하고 작가 나름의 그에 대한 생각을 담아냈다.
식용 고기 문화 자체는 결코 야만적인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쉽게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고기들이 생산되는 과정은 생명에 대한 ‘비윤리적인 과정’을 거친 것은 아닐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육즙이 흐르는 고기를 당신이 집어 드는 와중에 한번쯤은 놓여야 할 ‘고기로 태어난’ 존재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창원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꽃게잡이 배, 주유소, 양돈장 등에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선배 작가의 표현을 빌려보자면, 서울의 주인들이 그럴듯한 일자리를 맡겨주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일들의 기록자로 임명했다. 요즘은 저자 소개란이 두툼해질 수 있게 좀 열심히 살 걸 하는 후회를 곱씹으며 지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전국을 떠돌며 농업, 어업, 축산업, 제조업, 서비스업계에서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틈틈이 기록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저질 유머로 가득한 치기 어린 책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인간의 조건》이 있다.
시작하기 전에
- 통계와 클로즈업
닭고기의 경우
- 산란계 농장(충청남도 금산)
- 부화장(대한민국 어딘가)
- 육계 농장(전라북도 정읍)
돼지고기의 경우
- 종돈장(경기도 이천)
- 자돈 농장(충청남도 강경)
- 비육 농장(강원도 횡성)
개고기의 경우
- 첫 번째 개 농장(경기도 포천)
- 두 번째 개 농장(충청남도 금산)
마무리하며
- 붉은 돌담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