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는 구술생애사 작가 최현숙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삶에 귀기울여본 흔적이다. 그는 어쩌다 홈리스 활동가이자 구술생애사 작가가 되었을까. 홀로 혼돈 속을 헤매던 청년 시절부터 소외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게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가 통과해온 곡절을 되짚는다. 도둑년, 미친년, 냄새나는 여자로 낙인찍힌 삶을 살아오며 겪어야 했던 고통은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한 공감의 바탕이 되어주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 가고 싶”은 마음, 그들에게 이끌리며 느끼는 “무작정한 설렘”은 다른 무엇이 아닌 바로 자신의 생애 내력에서 비롯하는 것이라고 그는 해석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중독, 소외 등 시간이 흘러도 도저히 되돌아보기 힘들었던 묵은 상처의 기억들을 뜯어내며, 지금에 닿은 ‘나’ 스스로를 해명하고자 했다. 질곡의 생애 마디마다 타협하거나 회피하기는커녕 거역과 배반, 저항을 택한 사람, 세상을 미워한 힘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나간 사람. 예순일곱인 지금도 그는 “거리의 냄새나는 노숙인들과 쪽방촌 사람들, 어딘가에 중독된 사람들과 미쳐버린 여자들을 하염없이 쫓아다니고 있다”.
구술생애사 작가, 소설가. 2000년부터 약 10년간 진보 정치에 몸담았다. 이후 요양보호사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로 노인 돌봄노동을 하며 개인의 역사를 생생히 기록하는 구술생애사 작업을 해왔다. 2020년부터는 홈리스 현장에서 활동하며 주로 늙음과 죽음, 빈곤에 대해 관찰하고 느낀 바를 글로 써오고 있다. 구술생애사 저서로 『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칭하가 날라나?』 『막다른 골목이다 싶으면 다시 가느다란 길이 나왔어』 『할배의 탄생』 『할매의 탄생』 『억척의 기원』, 산문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 『작별 일기』, 소설 『황 노인 실종사건』 등을 펴냈고, 공저로 『이번 생은 망원시장』 『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 등에 참여했다.
프롤로그 소문과 속임수에 맞서나가는 이야기
1부 혼돈과 어둠 속에서 _나와 가족을 타협 없이 직면하다
나는 도둑년이었다
냄새나는 존재
아버지를 미워한 힘으로
양반집 규수의 산업사회 분투기
관혼상제―사람 노릇 하기의 고역
엄마의 인지저하증
뒤엉킨 조각들―엄마의 성애, 아버지의 돌봄
여든여섯 할머니의 임종 관찰
그 남자의 자리
일랑과 호랑을 만나며
2부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 _늙어가는 몸의 쾌와 불쾌 사이에서
기나긴 대중교통 이용에 관한 사정
의료산업에 덜 속고 살기
이빨과 틀니의 사정
욕망하는 주체
돌보다가 늙어 미쳐도 어쨌든 살아내는 여자들
이종 간 반려에 대한 이견
섹스 관련 생애 맥락 몇 가지
늙어가는 몸에 대하여
몸소
산업사회형 늙은 여자의 살림 꼬라지
‘자유 죽음’에 관하여
3부 희망 없이, 하염없이 _홈리스 곁에서, 살며 싸우며
선의와 모멸감 사이, 조심操心
홈리스 현장에서
더러워지기 혹은 익숙함
여기는 노숙인 광장이다
희망 없이, 하염없이
이 책을 대출한 회원이 함께 대출한 컨텐츠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