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선우경식 - 쪽방촌의 성자, 요셉의원 설립자
그 가장 어려운 곳에서 아픈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 우리의 성자,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성경을 지침 삼아 의사다운 삶을 실천한 선우경식을 만나다!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질수록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의 삶을 보듬어야 한다. 가난한 환자들을 “의사에게 더할 수 없이 소중하고 고귀한 꽃봉오리”라며 평생을 가난한 환자를 위한 무료진료로 보낸 선우경식 원장이 더욱 그리워지는 때다.
아쉽게도 선우경식 원장의 삶은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선우경식 원장이 평생을 일한 요셉의원이라는 곳 자체가 노숙자, 행려자처럼 가난하면서도 의료보험 제도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무료진료 병원이었고, 본인도 스스로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분열되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선우경식 원장과 같은 이의 삶이 더 조명받아야 한다.
선우경식 원장의 삶은 그동안 방송사의 다큐멘터리나 기사 등을 통해서만 알려져 왔다. 《간송 전형필》 《아, 김수환 추기경》 《신부 이태석》 등을 쓴 한국 전기 문학의 대가 이충렬 저자는 의사다운 삶을 고민하며,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살아간 우리 시대의 성자 선우경식의 삶에 큰 감동을 받아 《의사 선우경식》을 썼다. 이 책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교회 인가를 받은 요셉의원(요셉나눔재단법인)의 공식전기이자 유일한 전기다.
전기문학의 대가 이충렬 저자가 생생히 그려낸
‘쪽방촌의 성자’ 선우경식 원장의 삶
선우경식은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후 병원에서 일하며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직접 접하게 된다. 이에 실망하고 가난한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 거부가 없던 미국으로 건너가 전문의로 일하기도 했지만, 돈 잘 버는 미국 의사로 사는 삶을 거부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귀국 후 성프란치스코의원과 신림동 사랑의 집에서의 의료 봉사를 통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게 된다. ‘가난한 환자들을 친구처럼 사랑하면서 그들의 이웃이 되는 의사’라는 길을 찾은 것이다. 이를 위해 가난한 지역 주민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조합을 만들어 병원을 설립하기로 한다. 그러나 병원 설립에는 막대한 재원이 들었고, 선우경식은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 도움을 청한다. 김 추기경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기관이 되도록 도왔고, 모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많은 어려움 끝에 설립된 요셉의원은 신림동을 거쳐 지금의 영등포로 이전하면서 가난한 환자들을 위한 무료병원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무료병원이었기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운영할 수 있나? 세 달 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을 듣기도 했으나 선우경식은 이런 어려움을 굳은 의지와 신앙으로 극복하고 모범적인 무료병원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무료병원이기에 노숙자나 행려자,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많았다. 선우경식도 인간이기에 치료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다시 술에 취해 병원으로 올 때면 회의가 들고 힘들고 괴로웠다. 그때마다 ‘의사에게 의술보다 더 중요하고 필요한 덕목은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 환자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며 자신을 추슬렀다. 오히려 더 힘든 건 병원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IMF로 인해 환자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경영은 더 힘들어지자, 선우경식은 후원회를 조직하고 자선음악회를 여는 등의 방안을 통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간다.
“무엇보다 가난의 현실이 각성케 해준 선물이라면 환자 중의 환자, 의사에게 더할 수 없이 소중하고 고귀한 꽃봉오리 같은 환자는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바로 이들이 저를 필요로 했고, 요셉의원의 이 자리에 저를 불러주었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평생 무료진료를 해온 선우경식은 급성 뇌경색과 위암으로 고통받으면서 마지막까지 환자들을 위해 노력하다 지난 2008년 63세의 나이로 선종하였다.
이 책은 선우경식 원장의 삶을 찬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의사’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일생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생활이 팍팍해지고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드는 요즘, 의사 선우경식의 삶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
※ 이 책의 인세는 전액 요셉나눔재단법인 요셉의원에 기부됩니다.
1994년 《실천문학》 봄 호에 단편 〈가깝고도 먼 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조선의 대수장가 간송 전형필의 전기를 집필한 것을 계기로 한국 근현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의 삶을 복원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치밀한 자료조사와 탄탄한 스토리텔링,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을 몰입하게 하는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한국 전기 문학의 개척자, 전기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충렬 작가에게 전기는 빛나는 업적이나 후대의 평가가 아니라 삶 자체로 한 인간을 기억하고,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그 삶을 온전한 궤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전기 작가의 일이고, 그 궤적을 통해 과거의 인물이 스스로 말하게 하는 것이 전기의 목표라 믿는다. 그의 일곱 번째 전기인 《천년의 화가 김홍도》에서도 수세기 전의 삶을 복원하기 위한 치열하고 끈질긴 노력을 만날 수 있다.
《간송 전형필》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아, 김수환 추기경》 《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 《아름다운 사람 권정생》 등을 썼으며,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추천의 글_ 요셉의원과 함께했던 21년의 삶을 충실히 복원한 전기
서문_ 가난한 이들의 의사 선우경식
1부 갈등 속에서
1 의사란 무엇일까?
2 강원도 정선으로 떠나다
3 새로운 길을 만나다
4 가난 때문에 죽어가는 환자들을 위해
5 십시일반으로 병원을 만들 수 있을까?
6 김수환 추기경의 조언
7 3년 동안 상근 원장으로 봉사할 수 있어요?
8 산 넘어 산
9 솜바지를 입고 근무하는 병원
10 신앙의 길을 향하여
2부 멀고 험난한 무료진료 병원
11 의료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
12 밑 빠진 시루에서 콩나물이 자란다
13 가난한 환자가 있는 곳이라면
14 봉사자들과 직원들의 소중함
15 들려오는 재개발 소식
3부 더 낮은 곳으로
16 마지막 고비
17 다시 팔을 걷어붙이고
18 멱살을 잡히며 얻은 깨달음
19 함께 웃고, 함께 울고
20 IMF와 함께 찾아온 위기
21 아, 아버지!
22 노래의 날개 위에
4부 착한 이웃이 되기 위하여
23 임종을 앞둔 환자에 대한 예의
24 ‘자랑스러운 가톨릭의대인’
25 개원 15주년과 동반자들
26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키는 의사가 되려고
27 쪽방촌 실상에 눈물을 삼킨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
28 환자가 더 어려운 환자를 간병하는 병원
29 가난한 환자는 의사에게 소중하고 고귀한 꽃봉오리
5부 생의 마지막까지
30 멈추지 않는 열정
31 쓰러지고, 일어나고, 또 쓰러지며
32 이겨낼 수 있다 기대하며
33 마지막 순간까지
후기_ 말없이 뿌린 작은 씨앗 하나가
선우경식 연보
참고 자료 및 인터뷰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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