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를로 골도니 - 여관집 여주인
세계화라는 낯익은 구호와 세계여행은 우리에게 멀고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유럽문화를 친근한 것으로 바꿔주었다. 유럽 어느 도시의 이름들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대화 속에 끼어들고 유럽의 오랜 건축물들은 우리의 오랜 사찰보다 더 마음을 끌게 되었다.
하지만 유독 문학에 대해서만은 아직도 생경함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이태리에 대해서라면, 패션과 피자를 떠올릴 뿐, 그럴 듯한 작가 이름 하나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현대문명의 근원지임을 자부하는 이태리...
그 나라를 알기 위해선 그들의 정신인 문학을 접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 이태리 문학의 번역이 거의 되어 있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영역본을 중역한 것이 대부분인 것을 감안하여, 다소 어렵더라도 이태리 원본의 번역을 시도하였다. 이태리 문학이. 특히 희곡이 갖고 있는 특유의 유머와 재치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다른 어느 문학과도 구별되는 특성을 지닌 이태리 작품 속에서 독자는 군더더기 없는, 고밀도의 언어의 느낌을 얻게 될 것이다.
골도니는 잔악한 악의 전형이나 숭고한 덕을 그리려 하지는 않는다. 그가 작품 속에서 반영하려고 했던 삶은 그가 잘 알고 헌신적으로 사랑했던 소박하고 편안하며 정직한 베네치아 보통 사람들의 삶이었다. 골도니는 학창시절부터 사람들, 특히 호기심이 가고 재미있는 개성을 지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는 더욱 사려깊게 그가 살던 이탈리아 사람들을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그 현실 속에서 이끌어낸 베네치아의 관습, 사람들의 약점, 기쁨, 경솔함, 사랑, 문제, 실수, 빈곤한 일상, 하찮은 속임수 등을 다룬다. 그리고 한 인물 속에서도 동시에 존재하는 여러 성격들을 밀도있게 연구 묘사하면서 극이 꺡治퓽 거울꽵 되기를 바라는 그의 진지한 열망을 유지시켜 나갔다. 그래서 골도니의 작품들은 그 자신이 지향하던 바의 좋은 희극, 즉 성격희극으로 불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