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바다에 은빛 고기 떼
꿈과 현실의 경계에 선 열일곱 살과 그들의 아버지들!
박기동 소설집『아버지의 바다에 은빛 고기 떼』. 1979년에 출간되었다 절판된 박기동의 첫 작품집을 새롭게 편집하고 젊은 평론가의 해설을 덧붙였다.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체와 환상적인 사건 전개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박기동의 단편 8편과 중편 <달과 까마귀>를 묶었다. 작가 특유의 문체로 열일곱 살과 그 아버지들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집에서는 성장이라는 과도기에 놓인 소년 소녀들을 통해 자아의 정체성을 탐색하며 현실로 막 나아가기 시작한 젊은 작가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실린 대부분의 소설에는 부모와의 관계를 통해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소년 소녀들이 등장한다. 각 작품은 아이가 과도기를 겪어내고 아버지가 되는, 성장에 관한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아이와 어른, 꿈과 현실의 경계에 선 열일곱 살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그들이 경계를 서성대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중요하게 작용한다. 소설 속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성숙해가기보다는 성장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근원은 아버지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전통적 근대소설에서 권위의 상징으로 다루어지던 아버지 대신 외설적이고 원초적인 아버지 상을 제시하고 있다.
☞ 시리즈 살펴보기!
한국 소설의 황금기로 꼽히는 1970~90년대 초에 출간되었던 주요 작가들의 첫 작품집들을 복원한「소설 르네상스」시리즈. 현재는 절판되어 만날 수 없었던 작품집들을 새롭게 펴내, 당대적 텍스트로 부활한 우리 소설의 진경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모두 50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작가 박기동은 1944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서울신문》신춘문예에 단편소설〈퇴화론〉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1977년 중편소설〈달과 까마귀〉로《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쓸쓸한 외계인》과 장편소설《섬》,《더 작은 사랑 노래》,《모닥불에 바친다》 등을 출간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작가의 말| 새로 펴내며(2008)
창공에 빛난 별 물 위에 어리어
아버지의 바다에 은빛 고기 떼
해 뜨는 집 해 지는 집
닫힌 문(門)
가라앉는 섬
강 건너 불빛
잠자라 생쥐, 푹 자요
말을 위하여
달과 까마귀
작가후기(1979)
해설
두려움과 회한의 변주곡 / 김현(1979)
군림하는 아버지와 몰락하는 아버지 / 박진(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