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전설 - 전설처럼 들려오는 프랑스 대문호들의 목소리
시간은 잠시만이라도 흐름을 멈출 순 없을까?
지금 즐거운 사람들을 위하여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지금 행복한 사람들을 위하여
지금 희열과 환희를 맛보는 사람들을 위하여
지금 생애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세월은 얼마만이라도 흐름을 정지할 순 없을까?
세월은 한시라도 빨리 흘러가줄 순 없을까?
여기 괴로운 사람들을 위하여
여기 근심으로 한숨짓는 사람들을 위하여
여기 이별하여 외로워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여기 절망 속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여기 생애의 가장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시간은 흐르는 물처럼 거침없이 흘러가줄 순 없을까?
프랑스 문학, 그 중에서도 19세기의 문학을 공부하는 필자는 자주 먼 과거의 시간 속에서 들려오는 대문호(大文豪)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털어놓곤 한다. 자기들도 여느 사람들처럼 멋지게 살고 싶었다고. 행복하고 싶었다고. 죽도록 사랑하고 싶었다고. 하지만 현실은 항상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고. 자기들도 무엇보다 사는 것이 먼저였다고…….
바로 그들이 ‘살면서’겪었던 사랑과 좌절, 영광과 절망의 순간들을 이 책은 담고 있다. 그 순간들은 그들 각자에게 피할 수 없는 순간들이었다. 그 순간들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비극적일 수도, 희극적일 수도 있으며, 그 두 가지가 어우러진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그들의 솔직한 몸부림이었다. 필자는 그들의 그 몸부림들을 써나가면서 인생의 조각가, 즉 ‘시간’의 마술에 울고 웃었다. 그러면서 시간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갖기도 했다. 시간의 마술이 빚어놓은 작가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들이, 전설처럼 들려오는 그 영혼의 목소리들이 독자들의 가슴 속에 메아리치기를…….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