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신 앞에 선 인간 - 중세의 위대한 유산, 철학과 그리스도교의 첫 만남 : 역사의 시그니처 03

신 앞에 선 인간 - 중세의 위대한 유산, 철학과 그리스도교의 첫 만남 : 역사의 시그니처 03

저자
박승찬
출판사
21세기북스
출판일
2023-08-02
등록일
2024-01-19
파일포맷
COMIC
파일크기
13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3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오늘날 서양 문화를 만든 두 가지 기둥
고대 그리스철학과 그리스도교의 만남

‘역사의 시그니처’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인 『신 앞에 선 인간』은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유산을 남긴 중세 초기의 시대정신을 살펴본다. 한국중세철학회 회장, 한국 가톨릭철학회 화장, 가톨릭대학교 성심대학원 원장,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동시에 철학자로서 중세철학 원전에 담긴 보화를 번역과 연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개해 온 박승찬 교수(가톨릭대 철학과)는 여전히 유구한 가치를 지니는 중세의 시대정신을 다시 조명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고대 사상의 유산을 이어받은 그리스-로마 문화는 제국의 변방에서 태동한 그리스도교와의 만남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신 앞에 선 인간』은 로마제국의 시작과 끝, 그리스철학과 그리스도교라는 두 문화가 마주한 대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사유와 삶을 돌아본다. 저자는 “한 시대가 가고, 또 하나의 다른 시대가 오는 전환기”를 겪은 각각의 인물이 쌓아 올린 지성을 통해 다른 시대와 뚜렷이 구별되는 중세 특유의 시대정신과 가치를 길어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도 바울로부터 아우구스티누스에 이르는 인물들을 통해 그리스-로마 문화와 그리스도교가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였는지 친절하고 세세하게 살펴 나간다. 사도 바울로를 통해 그리스도교가 세계종교화가 된 과정을, 마주하기 시작한 철학과 종교가 플로티노스와 오리게네스의 사유 속에서 점차 결합하는 과정을, 그러한 사유가 아우구스티누스와 보에티우스를 통해 화려하게 꽃피는 모습을 돌아본다.

이성의 고대에서 중세로의 대전환
철학적 신앙을 위한 격동의 지적 실험

처음부터 그리스-로마 문화와 그리스도교의 만남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고등 문화의 만남이 그렇듯, 두 문화의 만남은 다양한 갈등을 겪었다. 로마제국의 변방에서 탄생한 그리스도교는 이성 중심의 고대철학을 이어받은 그리스-로마의 문화와 인생관, 자연관에서 종교관까지 상당히 다른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로마제국과 유대교로부터 동시에 박해받던 그리스도교는 ‘모든 인간이 동등한 신의 자녀’라는 숭고한 인류애를 바탕으로 로마제국 전역에 불길처럼 빠르게 퍼져나갔다. 철학과 종교의 아슬아슬한 동행이 시작된 것이다.

철저하게 인간 이성에 바탕을 두었던 그리스철학은 절대적 유일신을 인정하는 그리스도교를 만남으로써 양립할 수 없는 많은 부분을 설명해야 했다. 두 문화는 모두 “진리 추구와 인간성 함양이라는 목표”를 공유했지만, 수단과 방법의 차이는 많은 갈등을 낳았다. 그러나 오랜 긴장 관계에 놓였던 철학과 종교는 점차 다양한 단계를 거쳐 융합되었다. 신앙의 토대 위에 철학적 방법론을 결합하려는 지성의 실험이 이루어졌고, 초월적 절대자 아래 세상의 모든 진리를 얻고자 하는 야심이 지성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었다. 중세를 거치며 철학의 헬레니즘과 그리스도교의 헤브라이즘은 서양 문화를 지탱하는 거대한 두 기둥이 되었다.


그리스도교는 어떻게 세계종교가 되었을까?
사도 바울로부터 아우구스티누스에 이르는, 지성의 흐름

【종교의 확산】 - 사도 바울로의 선교
사도 바울로는 그리스도교를 세계종교로 만든 장본인이다. 유대교에서 시작한 변방의 작은 종교였던 그리스도교는 사도 바울로의 선교 여행을 통해 로마제국 전역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열성적으로 그리스도교인들을 박해하던 유대인 사울은, 예수의 음성을 직접 듣는 체험을 겪은 이후 신실한 그리스도교인 사도 바울로로 회심한다. 갖은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감행한 목숨을 건 그의 선교 여행은 제국의 전역에 그리스도교가 자리 잡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는 직접 그리스 아테네에 찾아가 철학자들과 토론을 벌일 만큼 열정적이었다.

사도 바울로는 그리스도교의 핵심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전파한 ‘이방인의 사도’였다. 그는 특정한 민족에 국한되지 않는 그리스도교의 보편적인 인류애를 설파했다. 모든 인류에게 그리스도교의 구원이 열려 있음을, 사랑의 힘으로 공동체가 지탱된다는 것을, 신은 약자의 편에 있다는 것을 전파하며 많은 이방인에게 그리스도교의 가치를 알렸다. 사도 바울로가 나눈, 모든 인류를 아우를 수 있는 그리스도교 사랑의 힘으로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로마 문화 전역에 깊게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철학과 종교의 결합】 - 플로티노스와 오리게네스
고대철학자 플라톤 사상의 유산은 로마제국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었다. 플라톤의 사상을 받아들인 플로티노스의 신플라톤주의는 플라톤 사상을 발전시킨 것에 더해 그리스도교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는 그리스도교의 존재를 알았지만, 철학의 편에서 자신의 사유를 발전시켰다. 그는 철학적 개념인 신과 존재, 선과 악의 문제를 사유했다. 철학을 통해 구축한 그의 사유 체계는 후에 그리스도교의 ‘신’을 설명하는 선명한 열쇠가 되었다. 지금까지도 플로티노스의 사유는 훗날 만개할 철학과 신학의 중대한 원천이 된다.

플로티노스가 철학의 입장에서 사유를 구축했다면,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오리게네스는 누구보다 독실한 신앙인이었다. 순교까지 꿈꿀 정도로 독실하고, 평범한 주교가 질투할 만큼 천재적이었던 청년 오리게네스는 그리스도교의 논리를 설명하기 위해 플라톤의 철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플라톤의 철학을 기반으로 그리스도교를 설명해 나갔고, 그리스도교에 대한 비방을 합리적으로 논박했다. 성경을 해석하는 완벽한 토대까지 구축하면서, 철학과 그리스도교의 결합은 점차 단단해졌다.

【철학적 신앙의 탄생】 - 아우구스티누스와 보에티우스
오늘날까지도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스승으로 칭송받는 아우구스티누스에 이르러, 철학과 그리스도교는 하나로 결합해 그 위대한 정신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리스도교의 관점에서 신과 영혼, 선과 악의 존재라는 철학적 문제를 지난 사상가들의 유산 위에서 정리해 내었으며,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 한 사랑의 신학을 정립했다. 신의 세계를 향한 끊임없는 탐구와 사랑의 의지 속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리스도교가 철학을 통해 굳건히 설 수 있도록 만든 위대한 스승이 되었다.

융성하고도 혼란했던 로마제국의 끝, 보에티우스는 최후의 로마인이었다. 집정관으로 일하면서도 고대철학을 라틴어로 번역하며 서로마의 교사를 자처했던 그는, 하루아침에 모함에 떠밀려 사형수가 되었다. 그는 죽음을 기다리며 ‘철학의 신’에게 자신의 답을 구했다. 고통받는 인간의 운명에 관한 보에티우스의 질문은 이성적 이해를 통해 신의 섭리로 나아갔고, 그는 신실한 신앙과 철저한 이성의 결합을 통해 마음의 안식을 구할 수 있었다. “보에티우스가 남긴 신의 섭리, 자유의지, 인격에 대한 정의 등의 문제는 철학을 매우 풍부하게” 만들었으며 신앙을 설명하기 위해 철학을 이용한 그의 기획은 훗날의 사상에 중요한 모범이 되었다.

시대정신으로 읽는 지성사, 역사의 시그니처
국내 최고 연구자들의 입체적 해설로 만나는 인문 앤솔러지

이 책은 두 문화의 결합으로 혼란했던 고대 말기부터 중세 초기 400년가량의 사상적 흐름을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 시대를 직접 살아낸 인물들의 육성을 다양하게 인용된 고전의 문장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어려운 고전의 문장들이 시대정신을 통해 너르게 조망한 인물의 삶과 사유를 통해 되살아난다. 중요한 고전의 문장들을 각 장의 앞에 제시해 놓은 데다가, 핵심적 내용을 담은 주요 키워드들을 별도로 구분해놓았기 때문에 중요한 맥락을 놓치지 않고 중세 시대정신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이 책이 다루는 서적은 『성경』, 플로티노스의 『엔네아데스』, 오리게네스의 『원리론』,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과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 등에 이르는, 인류 지성사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유명한 고전들이다. 저자는 중세 지성사를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고전의 문장들을 엄선해 다루어낸다. 깊고 방대한 참고문헌을 토대로 중세 시대정신의 지형을 구성하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친절한 방식으로 지성사의 빛나는 지점들을 하나하나 꿰어낸다.

가치 상실의 시대에서 바라보는,
진정한 행복과 삶의 가치를 향한 끈질긴 투쟁

중세는 인류의 암흑기가 아닌, 과거의 유산 위에서 점차 미래로 나아가는 찬란한 시대였다. 인간의 이성을 바탕으로 한 고대 그리스철학과 실천적 신앙을 중심으로 한 그리스도교의 만남은, 근대 이후 세계 역사를 주도하고 있는 서양의 독특한 사상적 기반을 마련했다. 초월적 절대자인 신을 설명하기 위해 활용된 철학적 방법론은 세계의 모든 진리를 포괄하고자 하는 야심으로 나아갔고, 뒤이어 등장할 합리적 탐구의 정신을 이미 품고 있었다. 지금은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학문과 종교는, 서로를 강화하며 점차 발전해온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세는 고대와 근현대 사이에 어둡게 칠해진 ‘중간기’가 아니라 인류 지성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추에 가깝다. 우리가 중세를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중세는 여전히 우리의 현재에 닿아 있다. 어쩌면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삶은 지금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생생한 현재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진정한 행복과 삶의 가치를 찾기 위하여 끈질기게 노력했던” 인물들을 바라보며, “가치의 상실로 방황하는 현대”를 돌아보기를 주문한다.

중세의 사상가들은 현대 사회에도 적용할 만한 값진 원리와 원칙들을 풍성하게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혼란했던 격변기에 자기 소명을 다하고자 노력한 지성인이었고, 여러 고난에도 좌절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삶의 행복을 찾아 나갔던 삶의 교본이었다. 시대가 변해도 지혜를 향한 인간의 의지와 사랑은 결코 변할 수 없다. ‘인류’의 역사의 깊은 지문을 남긴 신 앞에 선 ‘인간’을 통해, 우리의 오늘날을 나란히 비춰본다. 중세의 시대정신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결코 낡을 수 없다.

QUICKSERVICE

TOP